"드라마 대미 귀주대첩, 지금도 CG 작업 중"…'고려거란전쟁' 이렇게 만들었다①[현혜선의 시스루]

KBS2 '고려 거란 전쟁' 제작진 인터뷰①
기성세대부터 MZ세대 아우리는 대하사극 탄생
화려한 전쟁신 연출, CG 구현으로 퀄리티 높여
KBS 역대 CG 비용 사용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방송 담당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고려 거란 전쟁' 포스터 / 사진=KBS

대하사극은 기성세대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고려 거란 전쟁'은 중장년층은 물론, MZ세대의 호응까지 얻고 있다. 요즘 같은 콘텐츠 전쟁 시대에 괄목할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좋은 작품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고, 인기를 끌 수 있다'는 말에 좋은 사례가 된 셈이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작품 안에는 수많은 제작진들의 피, 땀, 눈물이 담겨 있다. 제작진은 '고려 거란 전쟁'의 인기에 대해 "판타지 사극이나 로코 사극이 많아진 시대에 정통사극의 힘과 저력에 공감해준 것 같다. 특히나 동아시아 최강국인 거란을 고려가 물리친 모습은 언제봐도 감동적"이라며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려시대를 소개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여러 영웅들인 현종(김동준), 강감찬(최수종), 강조(이원종), 양규(지승현) 등의 모습을 통해 승리의 쾌감과 민족적 자긍심을 느끼는 것 같다. 덧붙여 화려한 전쟁신과 완성도 높은 CG, 디테일한 고증 등이 기존사극 팬층을 넘어 20-49 젊은층에게도 크게 소구되는 것 같다"고 꼽았다. 서울경제스타에서는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높은 완성도로 연일 화제몰이를 하고 있는 ‘고려거란전쟁’의 CG, 미술 작업 등 제작 비하인드를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사진=KBS2 '고려 거란 전쟁' 방송화면 캡처

◇ 압도적인 전쟁신은 CG 기술 아래 펼쳐진다 = '고려 거란 전쟁'은 타이틀부터 전쟁이다. 3차례에 걸쳐 펼쳐진 고려와 거란의 전쟁을 심도 있게 다루겠다는 포부로 시작된 작품. 김한솔 감독도 "'고려 거란 전쟁'은 고려와 거란의 전쟁 장면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에 기존 사극의 전쟁신을 뛰어넘는 완성도를 구현하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했다"고 말할 정도다. 당연히 '고려 거란 전쟁'에서 가장 긴 촬영을 장식한 것도 전쟁신이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KBS 역대 가장 많은 CG 비용을 기준으로도, 그 몇 배를 '고려 거란 전쟁'의 CG 비용으로 사용했다. 또 KBS 특수영상 기획자인 김승준 팀장을 필두로 지금까지 KBS가 대하사극으로 쌓은 모든 공력을 쏟아 냈고,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훌륭한 CG 업체인 비브스튜디어스 외 한 곳이 붙어서 전쟁의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


'고려 거란 전쟁'에서 새롭게 선보인 CG 기술은 디지털 크라우드(디지털 군중) 기술이다. 귀주대첩의 대규모 전쟁신에서 사용됐다. 1019년 2월 1일, 귀주 벌판에는 거란 10만, 고려 20만 총 30만의 대규모 병력이 진을 펼치며 싸웠다. 이런 규모 때문에 우리 역사 3대첩 중에 하나로 꼽히는 것. 하지만, 유명 타이틀에 비해 지금까지 잘 다루어지지 않은 전투가 귀주대첩인데. 그 이유 중 하나를 기술력의 부재로 꼽는다. 대규모 인원을 묘사하는 것 자체가 가장 고난이도 CG 기술력이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을 비롯해 CG를 담당한 제작진은 "CG로 만들었을 때 가장 CG 티가 많이 나는 것이 우리 눈에 익숙한 사물들이다. 우리의 눈에 가장 익숙한 것은 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라며 "대규모 병력 묘사라는 난제를 풀기 위해 '고려 거란 전쟁' 팀은 KBS 수원드라마세트장에 '대형 야외 크로마 세트장'을 세워 귀주대첩 런닝타임 30분을 통째로 촬영했다. 이는 대한민국 드라마 사상 최초라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란 크로마에 디지털 크라우드라는 CG 군중들을 대규모로 합성했다. 지형의 높낮이도 CG로 만들어 더욱 사실감 있는 대규모 병력 묘사를 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사극 드라마 중 '이렇게 많은 수의 병력'이 '벌판'에서 싸운 것을 묘사한 적은 없었다. '고려 거란 전쟁'은 이런 면에서 사극 역사상 이정표적인 장면들이 묘사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KBS수원드라마센터 야외 크로마 세트 귀주대첩 촬영 현장 / 사진=KBS 제공

KBS수원드라마세트장 야외 크로마 세트 촬영물 / 사진=KBS 제공

디지털 크라우드와 지형 레이어가 합성된 디자인 단계 / 사진=KBS 제공

완성된 장면 / 사진=KBS 제공

◇조상님들 특기 '산성전투'인데 사극선 '평지 전투'만…"관습 깨고 싶었다"= 극 초반 화제성을 견인한 흥화진 전투는 실제 산성에서 촬영됐고, CG를 통해 산성을 연장해 디지털 크라우드를 삽입했다고. 제작진은 "기존 사극에서 꾸준히 반복했던 산성 전투의 악습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산성 전투는 고구려부터 내려온 우리나라의 특기인데, 지금까지 사극에서는 '산성'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성 앞에 '무한의 평지 공간'을 설정했고, 그곳에 적의 대군을 주둔시킨 구조로 묘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만 산성전투이지 산에 대한 묘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산성 전투의 중요성을 '고려 거란 전쟁'에서 보여주기로 결정했다. 제작진은 "사실상 당태종의 대군이 그 작은 안시성을 함락시키지 못한 이유는 '산성'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우선 '산'과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 '고려 거란 전쟁'의 흥화진 전투는 이 점을 착안해 험준한 우리나라의 산맥 자체가 거란에게는 무기였음을 묘사했고, 산 위의 성이라는 높이 차를 이용해 수적 열세를 전력적으로 극복하려는 선조들의 비범함을 묘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산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산성에서 촬영하는 스텝들의 모습 / 사진=KBS 제공

앞으로도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할 대규모 전투신이 남아있다. 그 중에서도 대미를 장식할 장면은 바로 귀주대첩이다. 올 여름부터 수원센터의 거대한 블루 스크린을 중심으로 촬영됐다. 1회 초반에 잠시 소개된 바 있지만, 극의 말미 약 30분에 걸쳐 방송될 예정으로 제작진은 지금도 귀주대첩 CG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제작진은 "귀주대첩을 주목해달라. 민족의 3대 대첩인 귀주대첩을 높은 완성도로 만들고 있다"며 "기대해도 좋다. 또 드라마 중반부 16회에 양규 장군이 거란 황제 및 소배압에 맞서 벌이는 처절한 전투 장면도 절대 놓치지 마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KBS2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연출 전우성 김한솔)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다.


'고려 거란 전쟁'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작품이다. 시청률 5.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 출발해 10%를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화제성도 뜨겁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콘텐츠 가치정보분석시스템 라코이(RACOI)에 따르면 '고려 거란 전쟁'은 TV 프로그램 전체 순위에서 화제성 1위에 등극했다. 또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공식 플랫폼 펀덱스(FUNdex)에서 발표한 TV 종합 화제성 드라마 부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OTT 지표도 눈여겨볼 만하다. OTT 통합검색 및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 선정 콘텐츠 랭킹 1위에 올랐고, 넷플릭스 국내 1위도 찍었다. 중장년층은 물론, OTT를 주로 이용하는 MZ세대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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