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 인수 주체로 나선 하림지주 산하 팬오션(028670)이 최대 3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산업은행 등 매각 측이 내년 1분기까지 최소 1조 원가량의 증자를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향후 팬오션의 자본 확충 문제가 시장의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HMM 매각 본입찰 당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했다. 팬오션 유상증자 주관사는 NH투자증권(005940)이 맡는다. 하림지주는 9월 말 현재 팬오션 지분 54.7%를 보유하고 있다. 하림 측이 지분에 비례해 증자 대금의 절반가량을 맡으면 나머지 금액은 실권주 발생 시 NH투자증권이 책임지고 떠안는 총액 인수 방식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와 연합해 실권주를 인수할 수도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도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팬오션에 증자를 해서 한 3조 원 정도, 인수금융을 2조 원 가까이 쓸 생각”이라며 “인수금융 한도는 3조 원 넘게 확보했지만 60% 정도만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팬오션이 HMM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대규모 증자 가능성에 이날 주가는 10.1% 떨어진 4095원에 마감했으며 시가총액도 2조 1891억 원으로 감소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하림이 조 단위 유상증자 계획을 넣어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자금 조달 계획이 탄탄했다”며 “NH투자증권 같은 대형사가 나선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