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중고차 판매 플랫폼 ‘헤이딜러’를 운영하는 피알앤디컴퍼니가 약 2년 만에 벤처투자 시장에서 대규모 성장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본격적인 상장 추진을 앞두고 진행한 프리IPO(상장 전 자금조달) 성격으로 헤이딜러는 투자금을 활용해 중고차 관련 금융 서비스 강화할 계획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헤이딜러는 최근 55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투자자들은 헤이딜러가 발행한 신주 300억 원어치를 인수하고 초기투자자들이 보유한 250억 원 규모 구주를 인수하는 형태로 투자를 진행했다.
헤이딜러는 기존 투자자인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가 약 100억 원을 추가로 베팅하는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주면서 성공적으로 투자 유치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신규 투자자로 IMM인베스트먼트와 하나벤처스, 신한벤처투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헤이딜러의 투자 후 기업가치는 약 4700억 원이다. 지난해 초 400억 원 규모 투자 유치에서 평가된 기업가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벤처투자 시장의 투자 심리 위축과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 탓에 기업가치를 이전보다 높이는 것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헤이딜러의 지난해 매출액은 6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 15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중고차 거래액은 전년 대비 60% 이상 늘었지만 대규모 광고선전비를 집행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헤이딜러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중고차 관련 금융 서비스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딜러들에게 중고차 구입 자금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를 위해 금융 관련 자격 취득과 자회사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 중고차를 딜러가 아닌 일반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플랫폼 역량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헤이딜러는 기업공개(IPO) 작업 속도 역시 높이기로 했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2025년에는 IPO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상장 주관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며 이르면 2025년 상반기 중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후 중고차 금융과 차량 직접 판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간다면 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첫 선을 보인 헤이딜러는 국내 최대 비대면 방식의 내차팔기 서비스다. 고객들은 딜러들이 제시한 견적을 바탕으로 경매 데이터를 받아 최적의 가격에 차량을 판매할 수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고객들이 헤이딜러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횟수가 1000만 건을 넘으며 누적 거래액 10조 원을 돌파했다. 주요 투자자로는 에이티넘을 비롯해 프리미어파트너스, 미래에셋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