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국민의힘이 총선을 겨냥해 경기도 김포의 서울 편입을 시작으로 ‘메가 시티’ 등 수도권 민심을 흔들 회심의 카드를 내놨지만, 오히려 지지율은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기·인천 지역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표심이 더 기우는 모양새다. 여당이 수도권 위기론을 잠재울 새로운 한방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서울에서 여당의 지지율은 40%, 야당의 지지율은 36%로 나타났다. 여당에 대한 서울 지지율은 반등세다. 올해 1차 조사에서는 40%대(42.3%)를 기록했지만 2차(35.4%), 3차(34.2%) 조사 때는 30%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야당에 대한 서울 지지율은 꺾이고 있다. 올해 1차 조사 때 27.2%였던 민주당 지지율은 2차(31.8%)와 3차(38.7%) 조사를 거치며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하락하며 여당보다 뒤처졌다.
서울과 달리 인천·경기 지역은 정반대의 판세였다. 여당 지지율은 내림세지만 야당 지지율은 반등하고 있다. 인천·경기에서 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28%로 30% 벽도 무너졌다. 앞서 3차 조사(34.3%)와 비교하면 6%포인트 하락했다. 인천·경기 지지율은 전국 지역 중에서 광주·전라(13%), 제주(13%), 강원(26%)에 이어 3번째로 낮았다.
반면 야당에 대한 인천·경기 지지율은 44%로 올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3차 조사와 비교하면 7%포인트 뛰며 40%대로 올라섰다. 올해 1~3차 조사에서는 모두 36%대였다. 민주당의 지역별 지지율로는 광주·전라(59%), 제주(54%)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여당의 지지율은 그나마 대구·경북과 충청에서 반등세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대구·경북에서 55%로 올해 조사 중 가장 높았다. 직전 조사보다는 13%포인트 급등했다. 민주당에 대한 대구·경북 지지율은 28%로 1%포인트 개선되는 데 그쳤다.
대전·세종·충청에서 국민의힘은 34%로 3차 조사(24.7%) 때보다 상승하며 다시 30%대를 회복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43%로 4%포인트 하락했지만 국민의힘보다 9%포인트나 높았다.
스윙보터인 부산·울산·경남에서 국민의힘은 40%대를 머물고 있다. 지지율은 44%로 이전 조사보다 1%포인트 개선됐지만, 오차 범위 내 미미한 상승이다. 올해 1차 조사(46%) 선에는 못 미치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부산·울산·경남 지지율은 30%로 전 조사(30.8%)와 엇비슷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 역시 정당 지지도와 비슷한 모양새였다. 특히 서울·수도권에서 고전했다.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서울에서 32%에 불과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5%였다. 인천·경기에서는 잘하고 있다가 28%로 지난 조사(34)에 비해 6%포인트나 하락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9%였다. 강원도 역시 38%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여당의 지지율처럼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 약진했다. 대구·경북은 잘하고 있다가 54%, 잘못하고 있다가 41%였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대구·경북에서의 국민의힘 지지율(55%)을 소폭 밑돌았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잘하고 있다가 43%로 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51%로 8%포인트 하락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도 윤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함께 부산을 방문해 가덕도 신공항, 부산 북항 재개발 등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긴 것이 민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당 지지율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중심의 신당 지지율(17%)이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23%)이 여성(10%)보다, 30대(26%)와 20대(20%)가 다른 연령대 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24%)이 가장 높았고 광주·전라(21%)와 제주(21%) 등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지역에서 이준석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이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중심의 신당(15%)은 남성(13%)보다는 여성(16%), 70세이상(22%), 60대(19%) 지지율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25%), 강원(20%), 부산·울산·경남(17%)이 강세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중심의 신당(8%), 금태섭 전 의원 중심의 신당(6%) 순이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중심의 신당도 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번 서울경제·한국갤럽 4차 정기 여론조사는 이달 18~19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8.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