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 서비스 업체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가 기업공개(IPO) 준비에 착수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번 주 초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에 상장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조 단위 IPO가 예상되는 만큼 외국계 IB에도 RFP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때도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가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상장 주관 입찰 제안서 접수 마감은 다음 달 중순으로 파악됐다. 쇼트리스트 선정,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초 주관사단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토스 관계자는 RFP 발송과 관련해 “계열사를 포함해 회사가 IPO 경험이 없기 때문에 증권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선제적으로 관련 조언을 구할 필요성이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의 IPO 시점을 2025년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회사의 누적 투자 금액은 1조 6000억 원, 기업가치는 9조 1000억 원이다. 한때 기업가치 15조 원 이상을 목표하기도 했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투자 심리가 악화해 ‘데카콘(기업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등극에 실패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IPO 과정에서 원하는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으려면 주관사 선정 이후 전략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업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8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672억 원) 10.5% 늘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2472억 원, 2021년 179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RFP를 수령한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순이익 기준으로는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이 올 3분기 흑자를 기록했다”며 “내년에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이 얼마나 개선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IPO 추진 소식에 관련주들의 주가도 들썩였다. 이날 코스피 상장사 이월드(084680) 주가는 상한가(+29.98%)인 1695원에 장을 마쳤다. 이월드는 계열사 이랜드가 올 상반기 말 기준 토스뱅크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어 관련주로 분류됐다. 토스뱅크 지분을 1.64% 보유한 한국전자인증(041460)도 전 거래일 대비 21.33% 올랐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3년 설립된 핀테크 기업으로 토스 앱을 통해 간편 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대주주는 창업자 이승건 대표로 3분기 말 기준 1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