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증강현실(AR) 헤드셋 ‘비전 프로’를 당초 예상보다 빠른 내년 2월에 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높은 가격과 복잡한 생산 과정에 따라 미국 내에 우선적으로 선보인 후 글로벌 각지로 판로를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플이 참전하며 침체일로던 메타버스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이어진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애플이 내년 2월 비전 프로 출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중국 내 생산시설에서 전속력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1월 말까지 최종 제품을 준비하고 2월 소매 판매를 시작하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비전 프로는 지난 6월 애플 WWDC(세계개발자대회)에서 공개된 제품이다. 기존 AR·가상현실(VR) 기기와 달리 사용자 외부환경을 투명히 보여주는 동시에 8K에 이르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또 맥북에 사용되는 ‘M2’ 칩셋을 장착해 기기 자체적으로 고성능 연산이 가능하다. 애플은 이를 ‘공간 컴퓨팅’ 시대의 개막으로 지칭하고 있다.
애플은 비전 프로 공개 당시 출시 시점을 ‘2024년 초’로 밝혔다. 이에 2024년 3~4월 출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실 기기 출시가 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이 테스트 기기를 일부 실 사용자들에게 보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애플이 비전프로 판매를 위한 직원 교육에 나선 모습도 포착됐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1월 초부터 각 애플스토어에서 최소 2명의 직원을 쿠퍼티노 본사에 파견해 비전프로 판매 관련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비전 프로는 3499달러(약 455만 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으로 접근성이 제한된다. 이에 애플은 미국에서만 우선적으로 비전 프로를 선보일 전망이다. 시장은 가격과 출시 지역의 장벽에도 비전 프로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올해 미국 내 메타버스 기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40%가량 줄었다. ‘킬러앱’의 부재 탓이다. 그러나 비전 프로 출시를 기점으로 그 이상 반등해 다시 확장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내년 VR·AR 시장이 올해보다 47%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라몬 라마스 IDC 리서치 이사는 "애플의 진출은 시장에 많은 관심을 가져오고 다른 기업들에게도 경쟁을 강요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