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애기야 가자”를 외쳤던 배우 박신양이 화가로 변신했다.
신간 ‘제4의 벽’은 박신양이 10여 년 동안 그린 그림 중 131점이 수록됐다. 그림과 함께 인문학자 김동훈과 박신양의 해설이 포함됐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제4의 벽은 연극에서 무대와 관객석을 구분하는 가상의 벽을 뜻한다. 현실에 없고 상상 속에 있는 데도 배우와 관객 모두 마치 현실에 있는 것처럼 여기는 벽이다. 박신양은 이 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넘나들 때 창조성이 나온다고 봤다.
책에서 박신양은 예술가들이 무너지는 세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기 위해 러시아로 유학갔던 시절, 진통제를 맞으며 촬영했던 배우 생활,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담담히 고백한다. 공동 저자인 김동훈은 박신양의 그림을 놓고 연극 공연의 실재성을 회화에 도입한 도전적인 예술가로 평가한다.
박신양은 “연기할 때 나는 내가 느끼는 만큼만 표현했다. 그림을 그리는 마음도 그렇다”며 “연기든 그림이든,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던져 넣었을 때 비로소 보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가 닿는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1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