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은 바다 속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이다. 고체연료 기반의 로켓을 함체에 수직으로 설치된 발사통에서 발사된다. 미국이 폴라리스 미사일 개발과 함께 스킵잭급 공격 원자력 잠수함의 동체에 발사기관을 추가해 조지 워싱턴급 전략 원자력 잠수함(SSBN)을 개발한 것이 시초다.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등이 운용하다.
미국에서 1955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1960년 ‘폴라리스 A-1형’에 이어 개량형인 A-2, A-3형을 실용화했다. 제2기의 SLBM이라고 할 수 있는 포세이돈 및 제3기라 할 수 있는 ‘트라이던트 Ⅰ’, Ⅱ형을 실용했다. 이에 맞서 러시아도 1962년에는 ‘SS-N-4’ 사크(Sark), 1964년에는 ‘SS-N-5’ 서브(Serb), 1969년에는 ‘SS-N-6’, 1973년에는 ‘SS-N-8’형의 SLBM을 개발·배치했다.
잠수함에 탑재돼 어떤 수역에서나 자유롭게 잠항하며 발사해 지상의 고정기지에서 발사하거나, 폭격기로 운반되는 탄도탄에 비해 은밀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작전 상황에 따라 공격목표 가까이에 근접해 발사할 수 있어 사정거리가 비교적 짧고 적의 요격망을 돌파하는 데 유리하다. 발사기지의 이동성으로 적 전략공격시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성이 높은 전략무기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다탄두미사일(MIRV)·전략 핵폭격기 등과 함께 어느 곳이든 핵탄두 공격을 감행할 능력을 갖췄는 지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인 무기체계다.
SLBM은 탄도미사일을 잠수함에 수직발사 형태로 장착하는 방식이다. ‘보이지 않는 핵주먹’으로 불리는 이유는 바다에서 은밀하게 기동하는 잠수함에서 쏘아 올려 탐지와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핵탄두 운반체 중에서 사전 탐지가 가장 아려워 전략폭격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 가장 고도화된 핵무기 운반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SLBM은 실전 배치까지 사출(射出·물속에서 바깥으로 밀어올리는 것)-점화-비행 등의 정밀한 시험을 거친다. 이를 위해 지상 사출시험과 수중 사출시험, 수중 잠수함 발사시험 등의 3단계를 성공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바다 속 기동하는 잠수함 내에서 유도장치를 탑재한 SLBM을 쏴 목표물에 맞히는 시험발사 이후 실전 배치된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최종 수중발사 시험은 지난 2021년 9월 15일 성공했다. 이를 통해 우리 군은 세계 7번째 SLBM 보유국 반열에 올랐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충남 태안 소재 ADD 안흥종합시험장에서 3000톤급 해군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에 탑재된 SLBM을 수중에서 발사해 목표지점에 명중시키는데 성공했다. SLBM 발사기술은 크게 지상 사출시험과 바지선 등을 이용한 수중 사출시험, 그리고 실제로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3단계 시험을 거쳐 완성된다.
우리 군은 2020년 말 1단계인 지상 사출시험에 성공했다. 이어 잠수함 대신 바지선을 이용해 얕은 물속에서 이뤄지는 2단계 수중 사출시험을 2021년 상반기에 마쳤다. 끝으로 2021년 9월에 최종 단계인 잠수함 시험발사까지 성공했다.
미국은 핵 전력구조를 3대 핵전력 체제를 유지 중이다. 지상발사탄도미사일과 전략폭격기,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 등으로 3축을 구성한다. 최근에는 뛰어난 성능과 다양한 용도 때문에 SLBM의 전략적 중요성이 크게 증가 추세다. 일각에서 3축 체제를 전략폭격기와 SLBM 2축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 같은 이유다. 유럽 군사강국 영국은 전적으로 SLBM에 핵탄두를 장착해 운용한다. 프랑스도 SLBM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LBM은 핵탑두 탑재 핵추진잠수함(SSBN)에 탑재돼 광대한 바다의 수중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은밀성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적의 탐지와 추적이 어려워 선제 핵공격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전략무기로 꼽힌다. 따라서 SLBM은 적에 대한 제2차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생존력과 표적에 대한 타격의 정확성 때문에 효과적 핵 억제력으로 평가돼 현재 가장 강력한 전략무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런 성능 때문에 제2세대 핵국가인 인도와 북한은 대외적으로 핵 선제불사용 전략을 천명하는 동시에 억제력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SLBM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그러나 핵국가가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핵 선제불사용 전략에 따라 SLBM을 억제 목적에만 활용할 것이라 믿는 것은 순진하다고 평가한다. 적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는 가공한 위력 탓에 선제적 공격의 유혹이 크기 때문이다.
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조합해 전략적으로 정교하게 운용할 때 그 효용성은 더욱 배가된다. 예컨대 지상기반의 탄도미사일로 핵공격을 억제하는 표방을 하지만, SLBM으로 군사기반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에 나서면 상대국은 대비도 제대로 못하고 군지휘부가 초토화될 수 있다.
특히 SLBM을 보유한 핵국가는 군사적·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 인도와 북한처럼 군사적 긴장도가 높은 지정학적 상황에서는 SLBM이 언제든 선제공격 수단으로 될 가능성이 높기에 그렇다. 이런 이유로 최첨단 SLBM 능력을 보유한 미국도 핵억제가 아닌 상대방의 핵능력을 무력화하는 선격공격 시도에 대한 훈련과 작전계획을 수시로 실시하기도 한다.
우리 군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성공하면서 실전배치에 들어갔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3000t급 잠수함 1번함인 도산안창호함에서 SLBM 2발을 연속 시험 발사해 표적을 명중하는 데 성공한 이후 이를 해상작전 활용할 수 있도록 실전배치 했다. 최종 비행시험에서 20초가량 간격으로 연속 발사한 SLBM이 400여㎞를 비행해 해상의 목표지역에 탄착하는 성공을 거두면서 SLBM을 전력화한 것이다.
해군의 SLBM 운용 현황은 2∼3번함인 ‘안무함’, ‘신채호함’ 이들 잠수함에 6개의 SLBM 수직발사관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SLBM은 잠수함에서 은밀하게 운용할 수 있으므로 전략적 가치가 높은 전력으로 평가된다.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만 운용 중이다. 한국은 2021년에 세계 7번째 SLBM 운용국으로 기록된 바 있다. 군은 사거리 500㎞ 탄도미사일인 ‘현무-2B’를 기반으로 SLBM을 개발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해군의 첫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을 비롯해 추가로 건조되는 중형 잠수함 총 9척에 SLBM 78발을 장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 잠수함은 1차로 도산안창호함을 포함한 3000t급 3척에 이어 2차 3600t급 3척, 3차 4000t급 이상 3척 등 9척이 건조된다. 3000t급은 6개의 수직발사관을 갖췄고, 3600t급은 최대 10개의 발사관을 탑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