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시베리아 교도소로 이감…"대선 의식 격리"

마지막 접견 뒤 약 3주 만 소재 찾아
러시아 최북단 제3교도소로 옮겨져
"환경 악화…견디기 힘들게 만드는 것"

알렉세이 나발니가 4월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바스마니 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 원격으로 참석해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열악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지역의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감 도중 행방이 묘연해진 지 약 3주 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외부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나발니를 러시아 최북단으로 옮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가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나발니를 찾았다. 그는 현재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하르프에 있는 IK-3(제3교도소)에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야르미시는 통신에 “이 감옥의 환경은 그가 이전에 있던 곳보다 훨씬 나쁘다”며 “그들(러시아 정부)은 나발니의 삶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푸틴의 정적’이라 꼽히는 나발니는 2020년 독살 시도를 당한 뒤 살아남았다가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해왔다. 이전까지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235㎞ 떨어진 멜레코보의 제6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이달 6일 변호인과 마지막 접견을 한 뒤 행방이 묘연해져 지지세력과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졌는데 거의 3주 만에 소재가 확인됐다.


나발니의 동료인 이반 즈다노프 반부패재단 대표는 나발니의 이감에 대해 “분명 처음부터 러시아 당국이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그를 격리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니가 수감된 제3교도소는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무려 1900㎞가량 떨어져 있어 외부의 접근이 어렵다. 구소련 시절이던 1960년대 지어져 수용소로 쓰였고 현재는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이 주로 수감된다. 겨울이면 기온이 크게 내려가 러시아에서 환경이 가장 열악한 감옥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교도소의 별칭도 ‘북극 늑대’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나발니의 소재 확인을 환영하면서도 러시아의 반체제 인사 탄압을 경고했다. 국무부는 “우리는 여전히 나발니의 안녕과 그의 부당한 구금 상태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러시아 정부가 독립적인 목소리에 대해 탄압 수위를 높이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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