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이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이달 조성한 1500억 원 규모의 중기도약펀드가 첫 투자처로 자동차 부품 회사인 광명산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IBK증권과 유암코는 광명산업을 시작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에 빠르게 투자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BK증권은 연내 광명산업에 4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2021년 2월 IBK금융그룹과 유암코가 조성한 기업재무안정펀드에서 200억 원, 이달 18일 새롭게 결성한 중기도약펀드에서 200억 원을 각각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재무안정펀드는 2000억 원 규모, 중기도약펀드는 1500억 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두 펀드 모두 IBK증권과 유암코가 공동으로 운용하고 있다.
광명산업은 1985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 회사로 현대차와 기아·BMW 등에 자동차용 시트 등을 납품한다. 지난해 매출은 4265억 원을 기록했다.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광명산업에 대한 수혜 기대감도 커 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이 IBK증권 측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광명산업의 향후 전망도 밝다”며 “성장 잠재력이 커 재무적 안정성만 뒷받침된다면 좋은 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BK금융그룹과 유암코가 자동차 부품 회사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양 사는 2021년 12월 기업재무안정펀드를 통해 디알모빌리티가 발행한 4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인수한 바 있다. 디알모빌리티는 투자금으로 설비투자를 늘리는 한편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구조를 안정화했다.
이번 광명산업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IBK금융그룹과 유암코는 재무적 어려움을 겪는 강소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더 늘려갈 예정이다. 특히 기업재무안정펀드의 경우 연말까지 투자 자금을 모두 소진할 예정이다. 앞서 IBK금융그룹과 유암코는 기업재무안정펀드를 통해 화장품 업체인 마녀공장에 90억 원,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장치 생산 업체 리드코에 250억 원을 각각 투자했다. 친환경 모듈러 생산 업체인 플랜엠에도 25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IBK증권은 기업재무안정펀드에서 투자한 마녀공장이 6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후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고 있어 펀드 수익률 향상에서 적잖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재무안정펀드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는 내년 초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유암코와 기업 투자 펀드를 잇따라 조성하고 있는 IBK증권은 중기 특화 프라이빗에퀴티(PE)로서 입지도 강화하고 있다. 향후 IBK증권은 현재 7500억 원 수준인 운용 자산을 1조 원까지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정학 IBK증권 대표는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통해 경영 정상화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