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청소년들에게 ‘마약 음료’를 나눠주고 협박한 사건의 한국인 주범이 범행 8개월 만에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피의자 A씨는 대한항공 비행편을 통해 2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일당은 지난 4월 3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가짜 시음 행사를 열고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마약음료를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먹인 뒤 보호자에게 연락해 “자녀가 마약을 복용했다”면서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경찰청은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주중한국대사관, 중국 공안부와 협력해 사건 발생 2개월여 만인 지난 5월 24일 A씨를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신종범죄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지면서 조속한 사건 해결을 위해 중국과의 국제공조에 심혈을 기울였다.
경찰청 실무출장단을 지난 5월 22일 중국 공안부에 파견해 사건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에 중국 공안부가 지방 공안청에 A씨의 신병 확보를 긴급지시하는 등 한중 간 수사 공조가 A씨 검거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중 경찰은 인터폴 국가중앙사무국장회의, 제6차 한일중 경찰협력회의 등 주요 국제행사 때마다 수시로 만나 A씨의 신병처리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다. 중국 공안부는 지난 20일 A씨의 강제추방을 결정했고, 이날 국내 송환이 이뤄졌다.
한중 경찰은 A씨의 범행을 도운 공범 3명에 대한 추적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인터폴국제공조담당관은 “앞으로도 중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수사공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역내 치안 확보 기반을 공고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