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새벽께 발생한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의 원인이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는 26일 오전 11시께부터 소방당국·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함께 합동 감식을 실시한 결과 인적요인에 의한 발화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감식단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아파트 301호에서 정확한 화재 발생 장소와 원인에 대한 감식을 이어왔다.
이들은 감식 과정에서 통상 ‘컴퓨터방’으로 불리는 작은 방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이곳을 중점적으로 들여다 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 등 다양한 화재의 요인들을 검증 했지만 배제가 됐다”면서 “그 외에 현장에서 결정적인 증거물들이 나왔는데 그것으로 봤을 때 인적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방화의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결정적 증거물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남은 조사를 통해 관련자 진술이 변경될 수 있는 만큼 밝힐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 발생 당시 화재경보기 작동 등에는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방화문이 모두 열려있었고 아파트 1층이 필로티 구조로 돼있어 외부 공기가 원활하게 유입돼 불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필로티는 1층을 벽면 없이 하중을 견디는 기둥만으로 설치하는 개방형 구조를 말한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박 모(33)씨와 임 모(38)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1차 부검 결과가 나왔다.
서울 도봉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국과수는 박 씨는 ‘여러 둔력에 의한 손상’, 임 씨는 ‘연기 흡입에 의한 화재사’로 1차 소견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화재 감식 밖에도 경찰은 도봉경찰서 강력1팀 등 3개 팀을 투입해 현장 감식과 관련자 조사 등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