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잡음컸던 HMM 매각…담당 산은 부행장 물러난다

2021년 말 임명 공식 임기 2년만
매각 과정서 영구채 유예 논란 등
일방적 밀어부치기에 해운업계 반발
대통령실까지 나서 문제 요인 살펴

안영규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KDB산업은행에서 국적 선사 HMM(011200) 매각을 총괄했던 안영규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이 물러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21년 12월 말 기업금융부문장에 오른 안 부행장이 임기 2년을 채우고 내년 초 퇴임한다.


산은의 임원 임기는 ‘2+1’ 구조다. 이 때문에 안 부행장의 거취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공식적으로는 연임을 못하고 나가는 형태지만 앞서 부행장 직무대리를 했던 기간을 포함하면 임기를 다 채운 꼴이라는 얘기도 있다. 안 부행장은 2021년 말부터 1년가량 기업금융부문장 직무대리를 했다. 산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고위관계자는 “은행 내부에서는 직무대리까지 더하면 사실상 임기를 꽉 채운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면서도 “정식 부행장 임기만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 아쉬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안 부행장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HMM 최종 매각을 보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현재로서는 계열사에 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부행장은 입행 후 벤처금융부 팀장과 기업금융1실장, 산업·금융협력센터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쌍용자동차를 KG그룹에 매각했고 한화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넘겼다.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얘기도 듣는다.


올 들어서는 양재호 기업금융1실장과 함께 HMM 매각을 주도하면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팬오션(028670)(하림(136480))·JKL파트너스를 선정했지만 그 과정에서 잡음이 컸다. 영구채 전환 유예와 사외이사 지명 요청권 축소 등을 하림이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실까지 나서 문제 요인이 있는지 살폈다. 이 때문에 우협 선정이 상당 기간 지체돼 산은도 체면을 구겼다. 산은은 지난 달 23일 본입찰 마감 뒤 “우협 선정은 통상적으로 1~2주가 소요되나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대한 빠르게 선정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우협 선정은 25일 뒤에나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는 지난 달 9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산은의 국적 선사 졸속 매각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림 측은 지금도 영구채와 관련해 추가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은이 제대로 된 의사소통없이 HMM 매각을 일방적으로 밀어 부치다가 해운업계와 관련 부처의 반발을 사 매각이 꼬였던 것”이라며 “(이번 일은) HMM 매각 과정이 매끄러웠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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