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최측근 남평오 "내가 대장동 최초 제보"

"당시 李 전 대표에 보고 안했다
민주당과 '헤어질 결심' 상상못해"
이재명은 "함께 가야" 통합 강조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연대와 공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본인이 최초로 언론에 제보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장동 의혹을 이낙연 전 총리의 최측근인 남 전 실장이 제보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배경을 두고 이 전 총리가 사실상 이 대표와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남 전 실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연대와 공생’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동안 대장동 의혹 제보자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이 전 총리의 측근이라는 것 정도로만 알려져왔는데 이번에 당사자가 직접 자신의 신원을 공개한 것이다. 대표적 친낙계 인사인 남 전 실장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강서갑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남 전 실장은 이 전 총리가 자신의 제보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이번 공개 결정 역시 본인의 의지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제보 사실에 대해 이 전 총리나 캠프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남 전 실장은 대장동 의혹을 처음 보도한 박종명 경기경제신문 기자가 22일 검찰에 출석해 ‘최측근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이번에 자신의 신원을 밝히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 측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제보해 이 대표 등을 위기에 빠뜨린 책임 등을 놓고 강성 이 대표 지지층의 공세를 받고 있다. 강성 지지자들은 이 전 총리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이 전 총리의 출당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남 전 실장은 “대장동 의혹은 민주당과 진보의 악순환의 굴레가 됐고, 이 전 총리의 사과를 요구했다”며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진실을 뒤집어도 좋다는 비양심적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장동 의혹의 제보자가 남 전 실장으로 드러나면서 이 전 총리와 이 대표 간 관계 회복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총리는 이 대표 사당화, ‘팬덤 정치’ 등을 비판하며 신당 창당을 시사한 상태다. 다만 남 전 실장은 “이 전 총리가 굳이 대장동과 신당의 관계를 언급하며 민주당과 ‘헤어질 결심’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며 “신당 창당을 위해 민주당을 공격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데, 그럴 의도는 전혀 없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이 전 총리가 여러 말씀을 해주고 있고, 나도 계속 연락하고 만나서 통합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모든 길을 열어놓고 대화하고 함께 가야 한다”고 통합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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