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웹툰 '환상연가'가 드라마로 탄생했다.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다중인격, 여성 자객 등이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들에 의해 표현된다. 새해의 첫 문을 여는 '환상연가'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28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KBS2 새 월화드라마 '환상연가'(극본 윤경아/연출 이정섭)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정섭 감독, 배우 박지훈, 홍예지, 황희, 지우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환상연가'는 상반된 두 인격을 가진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한 여자, 풋풋한 사랑과 지독한 집착을 넘나드는 판타지 사극 로맨스다. '제빵왕 김탁구', '힐러', '동네변호사 조들호', '달리와 감자탕'을 연출한 이정섭 감독과 '열여덟의 순간', '오! 삼광빌라!'를 집필한 윤경아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 감독은 "원작 웹툰이 인기를 끌었다. 인기에 힘입어 작가가 상상력을 첨가했다"며 "사극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다중인격을 표현했다. 배우들이 1인 다역을 맡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자기 역할뿐 아니라 또 다른 설정과 캐릭터를 연구해 다른 인물로 표현해야 되는 상황이 매 신 펼쳐졌다. 배우들에게 매 신이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이라며 "연출자는 그런 것들을 화면에 담아내는 게 어려운 숙제이자 도전이었다. 편집을 하다 보니 화면에 고생했던 흔적이 온전히 담아져 있었는데, 우리 노력이 시청자들에게 닿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판타지 로맨스 사극이라는 장르에 대해서는 "이번 작품에서는 판타지라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다중인격을 예로 들자면, 두 개의 자아가 서로 부딪히면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있다"며 "시청자들도 많은 자아와 대화를 나누며 현실을 살지 않나. 내면의 심리적 고민들을 외면으로 재밌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가님도 이번 작품을 하면서 고통스럽게 대본을 썼다. 판타지지만 작품을 보면 현실이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캐스팅 비하인드도 밝혔다. 그는 "원작을 보면서 표현, 설정, 가상국가라는 배경, 여성 자객, 다중인격 등 사극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어디서 본 적 없는, 모든 게 새로운 드라마를 새로운 배우들과 해보고 싶었다"며 "그런 연기를 안 해 본 배우드로가 하는 게 의미 있는 시도지 않을까. 배우들과 미팅하면서 고심 끝에 캐스팅을 마쳤다"고 떠올렸다.
이 감독은 "웹툰이 상상력의 단초를 준 건 맞지만, 드라마는 또 다른 부분이다. 좌충우돌하면서 작가와 내가 가졌던 답은 사조현이 바람직한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 거였다"며 "좋은 왕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포커스를 맞췄다. '약한영웅'을 정말 재밌게 봤는데, 박지훈의 쓸쓸한 모습을 봐서 사조현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훈이 퇴폐적인 매력도 갖고 있다. 두 가지 캐릭터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오디션을 봤는데, 결정적으로 선택한 이유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단도를 들고 연기를 하더라. 그 노력이 좋았다"며 "지우는 앤 헤서웨이와 느낌이 비슷해서 7~8년 전부터 함께하고 싶었다. 황희는 정말 노력을 많이 하는 배우"라고 덧붙였다.
박지훈은 황태자 사조현과 악희 역으로 1인 2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사조현은 태자의 본래 인격으로 타고난 미적 감각을 지닌 인물. 악희는 태자의 두 번째 인격으로 제멋대로 위험한, 사조 현을 죽일 마음을 갖고 있다. 박지훈은 1인 2역 연기에 대해 "첫 도전이다. 감정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며 "최대한 힘듦을 현장에서 안 보이려고 노력했다. 나도 힘들었지만, 홍예지가 그에 맞춰서 호흡을 따라오기 힘들었을 텐데 잘 따라와 줬다"고 감사했다.
'환상연가'는 박지훈이 '약한영웅' 이후 선택한 작품이다. 박지훈은 '약한영웅'으로 연기 호평을 받아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진 바 있다. 그는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1인 2역에 대한 작품이 들어왔을 때 감사하더라"며 "어떻게 하면 캐릭터의 방향성을 구축할까 연구하고 고민했다. '약한영웅' 이후 작품이라고 해서 두려움이나 걱정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단지 내 일과 작품에 있어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임했다"고 말했다.
홍예지는 멸문지화 당한 연씨 왕조의 유일한 후손 연월을 연기한다. 연월은 가문을 잃은 후 자객 집단 단원 계라로 살아오다가 기억을 잃고 태자의 후궁 은효비로 살아간다. 그는 "연월과 계라는 1인 2역이라고까지 표현하기 힘들지만, 성격이 많이 다르다. 다른 부분을 박지훈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행했다"며 "박지훈의 눈빛에서 나온 시너지 효과가 좋았다. 나도 그런 에너지를 받아서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황희는 사조현의 배다른 형인 사조융으로 분한다. 그는 "사조융은 압도적이고 장악력이 어마어마한 인물이다. 그런데 난 이렇게까지 큰 욕망을 갖고 살아본 적이 없었다"며 "정서적으로 1부터 10까지 모든 걸 바꿔야 했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소통을 제외하고, 스스로를 고립시켰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인물의 동기가 무엇인지, 본질에 대해 파고들었다. 하늘이 노랗게 보이는 경험을 현장에서 했는데, 감독님이 등을 두들여 준 기억이 났다"며 "문고리를 잡고 호흡을 내리고 나서야 제정신이 돌아올 정도로 몰입감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지우는 사조현의 정실부인 금화 역을 맡았다. 그는 "처음 도전하는 악역이다. 금화가 독한 면도 있지만, 이면에는 복잡하고 쓸쓸한 내면도 있어서 그런 지점에 중점을 뒀다"며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고 했다.
시청률에 대해 이 감독은 "요즘 지상파가 어렵다. 많이 도와달라"고 너스레를 떨며 "내가 도전자의 입장이 된 것 같다.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언제나 시청자들이 많이 봐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끄럽지 않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목표 시청률은 두 자릿수"라며 "두 자리가 나오면 이 배우들을 모아서 뭐든지 시켜보겠다"고 했다. 배우들은 "두 자릿수가 나오길 희망한다. 목표를 달성하면, 그쯤에 가장 핫한 챌린지를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환상연가'는 오는 2024년 1월 2일 오후 10시 10분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