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IT업계, 26만 명이 집에 갔다 [뒷북글로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테크업계가 신음한 2023년 1000개 이상의 글로벌 테크 기업이 26만 여 명을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며 인력 수요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된다.





28일(현지 시간) 글로벌 테크업계 감원을 집계하는 ‘레이오프(layoff.fyi)’에 따르면 올해들어 이날까지 1179개 기업이 26만1847명을 해고했다. 지난해 총 해고는 16만4969명 규모로, 올해들어 직장을 잃은 테크업계 종사자가 58.7%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빅테크 직원도 구조조정을 피하지는 못했다. 올해 가장 많은 인원을 감축한 기업은 아마존이었다. 아마존은 총 2만7000여 명을 해고했다. 이어 메타가 2만1000명, 구글이 1만2000명, 마이크로소프트(MS)가 1만1000명을 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는 전체 직원 20% 이상을 감축했다, 구글도 6%, MS는 5%가 해고 당했다.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X(옛 트위터)는 직원 절반가량인 3700명을 줄였다.


분야별로는 리테일(3만2133명), 컨슈머(3만103명), 하드웨어(2만3943명), 푸드(1만9682명), 헬스케어(1만8135명), 파이낸스(1만5201명) 순으로 해고 규모가 컸다. 경기 위축으로 유통·소비 분야 타격이 컸음을 알 수 있다. AI 열풍에 반도체 분야가 각광 받았으나 이는 AI 한정으로, IT 하드웨어 전반에서는 해고가 이어졌다.


테크업계 감원 시작 점은 지난해 2분기다. 이전까지는 분기 당 수천명이 해고되는 데 그쳤으나 작년 2분기에는 3만5257명이 직장을 잃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8만4954명이 해고당한 데 이어 올 1분기 16만7409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다행히 연말에 접어들며 해고 속도는 줄어들고 있다. 이후 실직자는 올 2분기 4만6383명, 3분기 2만5535명으로 감소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테크업계 전반에 ‘정리해고 공포’는 지속되고 있다. AI가 일자리를 본격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탓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보스턴컨설팅(BCG) 컨설턴트가 생성형AI를 사용한 결과물의 평가가 사람 홀로 작업한 것보다 40% 높았고, 작업속도 또한 20% 더 빨랐다는 연구 결과를 전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AI로 생산성이 늘어난 만큼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구글이 광고판매부문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도 찬바람을 불러 일으킨다. 생성형AI가 높은 효율을 보이며 필요 인력이 줄어들자 영업 인력을 줄이는 것이다. AI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도입해온 빅테크 직원이 가장 빨리 AI에 대체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