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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사실을 공개한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손연재(29)가 아기용품을 준비 중인 근황을 알린 가운데 유모차 사진을 공유해 시선을 모았다.
지난 28일 손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기가 탈 유모차의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근데 이거 태워서 밖에 어떻게 나가지”라며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손씨는 지난해 8월 9살 연상의 금융계 종사자와 결혼한 뒤 지난 8월 임신 소식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많은 분이 결혼한 걸로도 놀라셨는데 (임신 사실도) 많이 놀라실 것 같다.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고 의미 있는 활동하겠다”고 jtbc에 밝히기도 했다.
그가 구매한 유모차는 네덜란드 프리미엄 브랜드 부가부의 디럭스형 ‘폭스5’인 것으로 보인다. 부가부의 스테디셀러로 손꼽히는 이 제품은 현재 공식 온라인 몰에서 207만1000원에 판매 중이다.
부가부코리아는 폭스5와 지난해 선뵌 휴대용 유모차 ‘버터플라이’ 등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0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보다 10% 성장했다. 폭스5의 구매자들의 만족도가 높게 형성된 덕분에 휴대용 등 다른 제품군으로 연계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부가부는 백화점 82곳(직영점 4개, 숍인숍 78개), 로드숍 13개, 자사몰 포함 10개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를 이어가며 두 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유모차 액세서리 매출 역시 30% 증가했다. 액세서리 매출 증가 요인으로는 소비 패턴의 변화가 손꼽힌다. 부가부의 액세서리는 색깔이 다양한데 기존에는 한 액세서리를 한 개씩 구매했다면 최근 한 액세서리를 2개 이상 다양한 색상으로 구매하여 착장에 따라 색상을 변경해 사용하는 고객들이 늘었다는 전언이다.
이외에도 지난 2021년 처음 론칭한 아기침대 ‘부가부 스타더스트’와 지난 7월 선뵌 하이체어 ‘부가부 지라프’등 한층 다양해진 제품도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출생률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지난 10월에 태어난 아기 수가 지난해보다 8% 넘게 줄며 역대 최저치를 다시 갈아 치웠다. 이대로면 올해 4분기(10~12월) 합계출생률이 0.6명대로 주저앉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 출생아 수는 1만8904명으로 1년 전보다 1742명(8.4%)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1년 이후 10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 규모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태어난 아기 수도 19만6041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7268명(8.1%) 줄어 역대 가장 적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올 10월 4.4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0.4명 줄었다. 조출생률은 올 2월 5.1% 이후 8개월 연속 4명대에 머물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연말 출생률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올 4분기에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올해 전체 합계출산율은 0.7명대 초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임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생률은 분기마다 발표되는 데 올 3분기(7~9월) 합계출생률은 역대 최저인 0.7명이었다.
출생아 수에 영향을 끼치는 혼인 건수는 1만5986건으로 지난해 10월보다 154건(1.0%) 늘었다. 올해 10월 누적 기준 혼인 건수는 지난해보다 3.3%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혼인 건수는 전년보다 0.8% 감소했는데, 올해는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10월 이혼 건수는 7916건으로 지난해보다 450건(6.0%) 증가했다.
이처럼 출생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지만 육아용품 가격은 이와 반대로 치솟으며 인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국무총리실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3~2020년 육아 물가 상승률은 2% 내외였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이 1%대에 그친 것과 견줘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뒤 ‘국민 아기의자’로 불리는 노르웨이 프리미엄 브랜드 스토케의 트립트랩 제품 가격은 70만원대로 뛰었다. 매체가 확인한 결과 매장의 트립트랩 제품은 단품의자만 39만원에 달했다. 여기에 트레이·등받이 등 필수 구성품까지 추가하면 가격대는 62만원까지 올라간다.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방석까지 추가되면 가격이 70만원을 넘어섰다.
기능이 비슷한 이케아의 아기 의자 ‘안틸로프(하이체어)’ 제품이 3만원대에 불과한 것에 비교하면 수십배 더 비싼 것이다. 이 같은 고가에도 제품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매체에 따르면 2020년 판매량은 전년보다 무려 123%나 폭증했고 이후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 매장 직원은 "방문 고객 80%가 이 의자를 찾는다"며 "가장 인기 있는 원목 색상은 주문이 6000개 밀려있어 지금 시키면 3월에 배송된다"고 매체에 설명했다.
실제로 스토케 공식 온라인 몰에서 판매하는 62만원 제품은 ‘웜레드’ 색상을 제외하고 모두 품절인 상태다. 트립트랩은 전 세계적으로도 1300만개 이상 팔린 스토케의 대표 제품이다.
이에 따라 가격도 인상됐다. 스토케는 지난해 4월 4월 단품의자·하네스·트레이 세트 가격을 49만5000원에서 54만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당시 단품의자 가격은 34만원에서 1만원을 올렸다. 이후 지난 7월 유모차와 아기의자 가격을 일괄적으로 올렸다.
스토케는 2003년 국내에 선보인 익스플로리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고가유모차의 대명사로 꼽힌다. 10년 전에도 한 대 가격이 200만원을 넘었다. 당시 노르웨이 본사 CEO가 국내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화에 나섰고 국내 유모차 판매 가격을 150만~160만대로 조정했다.
2012년 국내 직접 진출을 선언했지만 유모차를 유럽보다 한국에서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0년 전에도 한 대 가격이 200만원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한 아이만 낳는 부모가 늘어나 육아용품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이 통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여유를 확보한 늦은 나이에 출생한 뒤 아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과 품질이 연동되지 않는 현상이다. 프리미엄이 붙은 과시적 소비재는 보통 가격이 올라갈수록 수요도 같이 늘어난다"며 "현재 유아용품 시장은 저출산으로 인해 과시적 소비 성향이 과거에 비해 더 커진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매체에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