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세계 국부펀드 투자액 25% 차지…스포츠·게임 투자 '큰 손'

사우디 국부펀드, 지난해 315억$ 투자
세계 국부펀드 투자액은 전년비 21% ↓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EPA연합뉴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투자한 금액이 전 세계 국부펀드 투자액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전 세계 국부펀드 전문업체 글로벌 SWF의 예비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사우디 국부펀드가 지난해 315억 달러(약 40조 8200억 원)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전체 국부펀드 투자액은 1238억 달러(약 160조 4400억 원)로, 사우디의 비중이 25.4%였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강세로 지난해 전 세계 국부펀드가 운용하는 자산은 사상 최대인 11조 2000억 달러(약 1경 4515조 원)로 불어났지만, 총 지출액은 2022년보다 21% 감소했다. 디에고 로페즈 글로벌SWF 전무는 "국부펀드의 자본이 부족하지는 않은 것을 감안하면 그들이 지나치게 신중하게 (투자에)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투자 부문을 보면 에너지 전환 관련 분야에 대한 전체 투자가 259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다른 분야들의 투자액이 감소다. 국가들 가운데서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가 자산이 1440억 달러 늘었음에도 투자액을 2022년보다 48% 줄였다.


반면 사우디 국부펀드는 지난해 축구·골프 분야에서 초대형 투자를 단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6월 사우디 국부펀드가 자국 4대 축구 클럽인 알 이티하드, 알 알리, 알 힐랄, 알 나스르의 지분을 75%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우디는 자국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 골프를 미국프로골프(PGA), DP월드투어와 합병하겠다는 발표로 전 세계 골프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다만 PGA투어와 사우디 국부펀드는 아직 합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미국 게임업체 스코플리를 49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스탠다드차타드의 항공기 리스 사업부 인수에 36억 달러, 철강업체 하디드 인수에 33억 달러를 투자했다. 항공사와 자체 전기차 브랜드 사업도 일으킬 계획이다.


로페즈 글로벌SWF 전무는 "이처럼 다양한 거래는 '사우디 비전 2030'을 위해 광범위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사우디 국부펀드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사우디 비전 2030은 석유산업에 집중된 사우디의 경제 구조와 사회 문화 전반을 개혁하는 프로젝트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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