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방부가 국군 정신전력교재에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표기해 홍역을 치른 가운데 이번엔 일본 기상청이 버젓이 강진 지진해일(쓰나미) 주의보를 내리면서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일본 기상청이 1일(현시시간) 이시카와현의 노토(能登)반도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해 자국 연안에 쓰나미 경보 및 주의보 등을 발령하면서 독도를 자국 영토인 양 주의보 지역에 포함해 발표했다.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쓰나미 경보·주의보 발령 현황 지도를 보면 지진이 발생한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에는 ‘대형 쓰나미 경보’(보라색)가, 후쿠이·사도·도야마 현 등에는 ‘쓰나미 경보’(붉은색)가 각각 발령된 것으로 표시됐다. 노토 지역은 현재 대형 쓰나미 경보(보라색)에서 쓰나미 경보(붉은색)로 하향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일본 기상청은 홋카이도와 돗토리현 등과 함께 독도 지역에 ‘쓰나미 주의보’(노란색)가 발령됐다고 표시했다는 점이다.
지도엔 제주도와 울릉도 등도 있지만, 일본 기상청은 유독 독도에만 쓰나미 주의보를 표시했다. 독도를 사실상 일본 영토로 규정한 것이다.
일본 정부 산하 기관인 일본 기상청도 그동안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상정하고 각종 기상 예보 등을 해왔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2022년 1월에도 남태평양 통가 근처에서 해저 화산 분출 영향으로 일본을 포함한 환태평양 국가들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자 경보 발령 지역에 독도를 포함하기도 했다.
일본은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독도가 자국 영토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해왔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존재하지 않고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부당한 주장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지난달 국군 장병 정신전력 교육 교재에 독도를 일본과의 영토분쟁 지역으로 표기한 것도 다시 한 번 소환될 전망이다.
광복회는 1일 “국방부 장관의 가장 큰 임무는 국토 수호인데 기본적인 자세조차 망각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광복회는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이며, 앞으로도 대일 자세는 한 치도 밀려서는 안 된다”며 “국방부가 편찬한 정신 나간 정신전력 교재가 그동안 신원식 국방장관의 일탈적 언행과 역사의식, 대한민국과 군 정체성에 대한 비뚤어진 인식의 반영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독도 문제로 논란을 일으켰던 일본 고위 인사가 이날 지진 발생 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이 공교롭게 맞물리기도 했다. 현지 방송 NHK에 따르면 신도 요시타카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정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참배했다.
강경 우익 성향인 그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표적인 인물. 지난 2011년 8월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울릉도 방문을 시도했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이 거절됐다. 9시간가량 버티다 일본으로 돌아간 전력이 있다.
그는 과거 총무상 재임 시절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지난해 9월엔 기시다 후미오 내각에 취임한 신도 경제재생담당상은 취임 다음달 추계 예대제(제사) 기간에 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과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이오지마 수비대를 지휘해 미군을 상대로 ‘옥쇄작전’을 펼치다가 전사한 구리바야시 다다미치(1891∼1945) 육군 중장의 외손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