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시카와 강진 최소 6명 사망…왕실 신년행사 취소

밤새 90회 이상 지진에 불안
인근 원전 한때 변압기 이상
외부 영향 없는 것으로 판단

1일 오후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에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뒤 와지마시의 건물들이 불타고 있다./AFP연합뉴스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 반도에서 새해 첫날인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최소 6명이 목숨을 잃었다.


2일 NHK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경찰본부가 이날 오전 5시 기준 현 내에서 10~90대 남녀 6명의 사망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노토반도에서는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한 전날 오후 4시 10분부터 이날까지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90회 이상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진도는 사람이 흔들림을 감지하지 못하고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0’부터 서 있기가 불가능한 ‘7’까지 구분된다.


기상청은 혼슈와 홋카이도의 일부 동해 인접 지역에 내렸던 쓰나미(지진해일) 경보를 한 단계 낮은 쓰나미 주의보로 변경했다. 그러나 여진이 계속되는 데다 여전히 인근 지역에서 쓰마니가 관측되고 있어 경계를 늦추지 못하는 상태다. 가옥 붕괴, 정전, 단수, 화재, 도로 함몰 등이 잇따라 부상 및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시카와현에서는 3만 2400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특히 일부 지역은 도로 통행금지로 지원 물자 전달이 어려워 대비 주민들이 물과 식량, 방한용품 부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진으로 인근 원자력발전소의 핵연료 저장 시설의 냉각 펌프가 정지되는가 하면 변압기 근처에서 자동 소화 설비가 가동되는 일도 벌어졌다. 아사히신문과 NHK 등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1일 이시카와현에 있는 시가 원전 1호기에서 사용이 끝난 연료 저장시설의 물이 쏟아져 냉각 펌프가 일시 정지했고, 이후 변압기 근처에서 기름 누출이 확인됐다. 2호기 역시 변압기에서 폭발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타는 냄새가 났다는 정보가 입수돼 관계자들이 확인한 결과 화재 흔적은 없었으나 현장에 자동 소화 설비가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지진에 따른 흔들림으로 변압기 내부 압력이 높아지고, 이때 생긴 압력을 배출하기 위한 장치가 돌아가면서 폭발음과 같은 소음이 발생, 소화 설비가 작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 원전은 장기간 가동이 중단된 상태지만, 변압기를 통해 외부로부터 전기를 받아 이전에 사용했던 핵연료를 냉각하는 작업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 변압기에 문제가 생겼지만, 비상용 디젤 발전기가 다수 존재해 안전상 중요한 기기의 전원은 확보돼 있다. 또한, 핵연료 저장소 역시 냉각 펌프가 정지된 직후 바로 복구됐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역시 가동 중단 중인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 2, 3, 4, 6, 7호기(니가타현)에서도 연료 저장소에서 물이 넘쳤지만, 외부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일본 왕실의 신년 행사도 취소됐다. 일본 왕실 행정을 담당하는 궁내청은 노토반도 지진 발생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신년 일반참하’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일반참하는 새해 일본 왕실이 왕궁을 찾는 대중에게 베란다 유리창 너머로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행사다. 현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한 뒤 처음 진행된 2020년 신년 일반참하 때는 6만8000명이 방문할 만큼 일본 국민들의 참여율이 높다. 2021년과 2022년은 코로나 19로 행사가 열리지 않았고, 지난해는 사전 신청자에 한해 입장 가능했다. 올해는 희망자 누구나 참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지진으로 일정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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