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4일 창당? 고무신도 그렇게 빨리 못 찍어내”

“창당선언 전 당원께 인사드리는 것이 인간의 도리”
이준석과 연대 가능성에 “협력해야 하는 건 당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산성 정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무신 공장에서도 고무신을 그렇게 빨리 찍어내지 못한다”며 4일 창당설을 부인했다.


이 전 대표는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떻게 당이 하루 이틀 사이에 나오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서 4일 창당 선언을 할 것이란 보도에 대해 “이 시간 현재까지 4일에 뭘 하겠다는 장소가 예약되지 않았다”며 “날짜를 확답 드리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당 창당 선언을 하기 전에 인간으로서 해야 될 일이 있지 않겠냐”며 “‘이런 이유로 당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당원 여러분의 용서를 구합니다’ 하는 절차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새해 초 (신당 관련) 말씀드리겠다고 했는데 그 말씀의 순서도 인사를 먼저 드려야 하는 것”이라며 “그 다음에 앞으로 제가 이렇게 살겠습니다 하는 얘기가 나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을 탈당하는 심경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수개월 동안 굉장히 외롭고 힘든 시간을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저희 아버지가 청년일 때부터 2대에 걸친 정당”이라며 “말하자면 저로서는 모태신앙 같은 정당인데, 제 정신의 집을 떠난다는 것이 외롭고 두렵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마음의 집이 낯선 집처럼 됐다”며 “지금처럼 변화를 거부하는 상태에서 내가 아무 말 않고 따라다니는 것이 더 가치가 있을까, 아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마음 둘 곳이 없어서 정치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30~40%의 국민들께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해 드리는 데 일조하는 것이 더 가치 있을까 고민했고 후자가 더 가치 있다고 판단했다”고 탈당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추가적인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이제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못 박았다. 또 “(신당 관련) 많은 분들이 동조해 주고 계시다”며 “현역 의원들 중에도 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개혁신당(가칭)’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양당 정치의 최악의 폐해를 끝내자는 뜻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이준석 전 대표를 언제 만날 것인지 계획은 없지만, 양당의 기득권의 벽을 깨는 일이 손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협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