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比亚迪·BYD)가 작년 4분기 기록적 수준의 자동차 판매를 기록하면서 ‘세계 1위’ 테슬라마저 제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BYD가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BYD가 작년 4분기 전기차 52만6000대를 팔아치웠다고 보도했다. 12월에만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70% 이상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BYD의 작년 연간 판매량도 전년대비 61.9% 늘어난 301만 대로 목표치인 300만 대를 달성했다.
FT는 BYD의 4분기 실적을 두고 “테슬라가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수성하려면 금융시장 안팎의 전망을 뛰어넘는 블록버스터급 실적을 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2일 판매량 수치를 발표하며, 블룸버그통신이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전망치를 보면 금융시장은 테슬라의 4분기 전기차 판매량을 48만3200대로 예상하고 있다.
FT는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포함할 경우, BYD는 이미 2022년 상반기에 테슬라를 추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작년 4분기 기준 BYD가 순수 전기차 부문에서도 테슬라를 처음으로 추월함으로써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올라설 날이 머지않았다고 내다봤다. BYD는 지난해 들어 급속히 몸집을 키우면서 처음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중국 당국의 육성 의지 속에 가격경쟁까지 벌이며 판매를 늘리고 있다. 자체적으로 배터리도 생산하는 사업구조도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1·2위로 통했던 테슬라와 BYD는 작년 3분기 각각 43만5000대, 43만2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 업체의 글로벌 판매량 차이는 불과 3000대이며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17%로 전체의 5분의 1에 육박한다.
BYD는 주 무대인 중국 외에도 지난달 헝가리에 유럽 첫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공개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번스타인의 다니엘 로에스카 분석가는 “BYD가 중국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정점을 찍음에 따라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