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만 쬐어도 결빙 해결…금 나노막대 코팅재 개발

김형수·윤동기 KAIST 교수팀
스스로 열 내는 '금 나노막대'
사물 표면에 균일하게 펴는 기술

겨울철 사물 표면에 맺힌 물이 어는 결빙 현상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코팅재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특수한 물질 구조 덕에 햇볕만 쬐어도 얼음을 녹일 수 있는 코팅재다.



연구팀이 개발한 코팅재(검은색)가 표면에 붙은 얼음을 녹이는 모습. 사진 제공=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형수 기계공학과 교수와 윤동기 화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단순 증발만으로 금 나노 막대 입자를 사분면으로 균일하게 패터닝(patterning)하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결빙을 막을 수 있는 표면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해 12월 8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금이 특수한 구조로 이뤄진 물질인 ‘금 나노 막대(GNR)’와 ‘셀룰로오스 나노크리스탈(CNC)’을 활용했다. 금 나노 막대는 생체에 적합하고 화학적으로 안정되며 비교적 합성이 쉬워 차세대 코팅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 물질은 특히 스스로 열을 내는 특징이 있어 햇볕을 쬐면 표면에 붙은 얼음을 제거하는 결빙 방지용 코팅재로 쓸 수 있다. 하지만 금 나노 막대를 사물 표면에 균일하게 펴바르는 일이 어려워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다.



금 나노 막대와 셀룰로오스 나노크리스탈 복합체가 사물 표면에 초환형(나이테) 구조로 균일하게 증착되는 모습을 나타낸 그림. 사진 제공=KAIST

셀룰로오스 나노크리스탈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됐다. 두 물질을 함께 사물 표면에 펴바르면 자가 조립 과정을 통해 균일한 초환형 구조가 만들어진다. 초환형은 여러 동심원이 나이테처럼 켜켜이 쌓인 모양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금 나노 막대가 사물 표면에 균일하고 편평하게 붙어 방빙·제빙 등 다양한 성능을 내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이 코팅재는 겨울철에 문제가 되는 자동차 성에와 항공기 제빙 등은 물론 발열 특성을 이용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유리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플라스틱과 유연한 표면에서도 제작이 가능해 이를 외장재 및 필름에 활용하면 자체적으로 열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도 “대면적에서 자유롭게 패터닝해 결빙 소재로 사용할 수 있다”며 “마치 유리를 장식하는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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