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사정에 익숙하지 않은 단기 체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사기 사건이 가장 많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이태우(사진) 주시드니 총영사는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접수된 사건·사고 가운데 사기 사건은 50여 건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해 시드니에 입국하는 과정이나 입국 이후 금전적 거래를 할 때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영사는 “워홀러(현지국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관광 또는 공부하러 와서 일도 하며 돈을 버는 사람) 등이 주로 표적이 되는 것은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 현지 사정에 밝지 않기 때문”이라며 “숙소를 구하거나 환전, 직장을 구하는 경우에 사기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호주에서는 도박이 합법이고 마약에 접근하기 쉬운 환경이지만 이는 모두 한국에서는 불법행위로 처벌받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스캠 등도 자주 발생해 의심이 되는 전화는 응대하지 말고 피해를 본 경우에는 곧바로 총영사관이나 경찰에 신고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총영사는 그러면서 유학생이나 워홀러들을 위해 주시드니 총영사관에서 제공하는 안전 간담회 및 무료 법률 서비스 등을 적극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워홀러나 유학생들이 많이 거주하지만 거리가 멀어 총영사관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으로 직접 찾아가 범죄 예방 정보와 안전상 유의 사항 소개, 비자 연장 문제 등을 상담해주고 있다”며 “현지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총영사관의 문을 두드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시드니 총영사관은 이 총영사 부임 후 워홀러와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안전 간담회’를 비롯해 자문 변호사들이 신청을 받아 무료로 법률 상담을 하는 ‘무료 법률 상담 서비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시드니 무역관과 협업해 구인처를 적극 발굴하고 채용 면접을 주선하는 취업 상담회와 박람회 등을 확대·진행하고 있다.
그는 “사건·사고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현지 경찰 등 법집행기관과도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현지 경찰에 신고하고 사건 처리가 부담스럽다면 언제든 주시드니 총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해도 된다”고 당부했다. 실제 주시드니 총영사관 경찰영사는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청은 물론 한일 밀집 지역 경찰서장들과 자주 만난다. 심지어 관할 지역 중 격오지에서 안전 간담회를 개최할 때는 현지 경찰 관계자들을 초청해 사건·사고 예방과 조속한 처리 방법을 워홀러와 유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이 총영사는 귀띔했다.
주시드니 총영사관은 최근 우리 국민에 대한 민원 서비스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민원 서비스 카드 결제 시스템 도입과 장애인·고령자 전용 창구 마련, 자동 응답 및 콜백 시스템 도입, 여권 발급 기간 단축(4주에서 3주로) 등 제도와 시스템을 새롭게 개선하는 것은 이 연장선이다.
이 총영사는 “현지 민원 중 가장 어려운 병역 문제 등에 대해 설명회를 통해 체계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아울러 현지 민원인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총영사관 직원들의 친절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