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사태에도…"권한대행 검토 안해"

■민주 긴급 의총서 대책 논의
공관위 구성도 "절차에 따라 할것"
李 일반병실로 옮겨 회복…"절대 안정"
이낙연·비명계 등 정치일정 자제
탈당·신당 창당 모두 '일시정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전날 괴한의 흉기 피습으로 치료 중인 이재명 대표의 자리가 비어 있다. 연합뉴스

홍익표(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날 괴한의 흉기 피습으로 치료 중인 이재명 대표의 자리가 비어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의 피습으로 비상이 걸린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대책기구를 구성해 본격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은 당무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9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차질 없이 준비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이 대표의 구체적 퇴원 시점도 예측하기 힘든 만큼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당초 이번 주 탈당과 신당 창당 선언을 계획했던 이낙연 전 대표와 이 대표를 향해 2선 후퇴를 요구해온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대외 행보를 자제하며 당 내홍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3일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당 차원의 대책 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정치적 테러 행위와 관련한 경찰 당국의 수사를 주시하고 이후 후속 조치에 대비하기 위해 대책 기구를 만들기로 했다”며 “정치적 자작극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나 가짜뉴스 등에 대한 법적·정치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책 기구는 다음날까지 구성을 완료해 수사 상황과 관련 보도, 향후 안전 대책 등을 살필 방침이다.


민주당은 당무 공백 우려에도 대표 권한대행 체제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회복 기간 동안 (대표) 대행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홍 원내대표 역시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 총선 준비 일정이 하루 이틀 지연될지는 모르겠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 피습을 계기로 당 지도부 거취를 둘러싼 내부 갈등도 일단 잦아든 모습이다. 이번 주 탈당과 신당 창당 선언이 예상됐던 이 전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공개 메시지를 자제했다. 지난달 30일 이 대표와 회동 이후 “제 갈 길 가겠다”며 민주당과의 결별을 기정사실화했지만 현 상황에서 탈당을 강행하는 것은 도의상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탈당을 저울질 중이던 비주류 의원 4인방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이 대표를 향해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하는 내용의 ‘최후통첩’을 전하려던 계획을 잠시 보류했다. 다만 이 전 대표의 경우 이미 신당 창당 의지를 여러 번 밝힌 데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 등 적지 않은 정치인들이 신당 동참을 선언한 만큼 탈당과 신당 창당을 번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날 두 시간에 걸쳐 혈관 재건 수술을 받은 이 대표는 이날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민주당 5호 영입 인재로 발탁된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이 대표의 수술 경과 브리핑에서 “지금은 절대적 안정이 필요한 시기로 예후에 관한 관찰이 필요하다”며 “일반 병실로 옮기더라도 당분간 접견을 자제하고 치료에만 전념할 것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아직 4월 총선 전까지 당 운영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대표의 구체적 회복 시점과 회복 정도 등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이날 이 대표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을 찾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 대표에 가해진 정치 테러에 대해 깊은 분노와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며 “우리가 어렵게 지키고 키워온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공격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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