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방산株…하락장 뚫고 고공행진

폴란드 2차 계약 추진에 강세
해외 추가 수주로 호실적 기대
선거 앞두고 대북리스크도 부상
외국인 연초부터 연일 쓸어담아
한화시스템 6%↑ 52주 신고가
현대로템 등 빅4 기업들도 상승

지난해 2월 23일(현지 시간) 폴란드 토룬 포병사격장에서 한국이 수출한 K9 자주포가 표적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부


정부가 폴란드 방산 수출 2차 계약 마무리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는 소식과 대북 안보 리스크 부각에 힘입어 방산주가 조정장세를 뚫고 치솟았다. 특히 외국인투자가들이 연초부터 국내 방산 업체들을 쓸어담으며 주가를 밀어올리는 형국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시스템(272210)은 이날 6.55% 오른 1만 9350원에 장을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현대로템(2.80%)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2.78%), 한국항공우주(047810)(6.43%), LIG넥스원(079550)(1.71%) 등 소위 국내 방산 빅4 기업들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가 5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이날 방산주들의 상승세는 유독 눈에 띄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62.50포인트(2.34%) 급락하며 2607.31에 거래를 마감했다. 방산주는 전날에도 강세를 보여 한화시스템과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는 올 들어 2거래일 동안 각각 11.46%, 3.38%, 7.07%, 9.20% 급등했다.


특히 올 들어 외국인이 방산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외국인은 2일과 3일 한화시스템,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를 각각 145억 원, 58억 원, 102억 원, 266억 원어치씩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일 971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한국항공우주(203억 원), 한화시스템(86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82억 원) 등은 순매수 상위 리스트에 올렸다.




방산주가 고공 행진을 펼치는 것은 유럽 등 해외에 대규모 수출이 예정돼 있는 데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 잔액은 2020년 24억 달러(약 4조 원)에서 지난해 152억 달러(약 19조 원)로 늘었다.


여기에 정부가 이날 최대 3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폴란드 방산 수출 2차 계약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소식이 관련 종목의 주가에 불을 지폈다. 최근 폴란드의 정권 교체로 제기된 방산 계약 무효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앞서 폴란드는 2022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등에서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2문, 천무 288문 등을 구매하겠다는 기본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8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212문, 11월 천무 218대를 수출하는 1차 계약을 맺었고 현대로템은 1차 계약에서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북한 도발 위협이 커진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밝혔다고 31일 보도했다.


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일 밤 담화를 발표하고 윤석열 대통령 신년사를 겨냥해 “우리에게 보다 압도적인 핵 전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당위성과 정당성을 부여해줬다”고 주장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2일(현지 시간)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그냥 넘겨서는 안 되는 국면 전개”라며 북한 도발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주와 실적을 꼼꼼히 따져 방산주에 투자해야 한다면서도 북한 도발과 같은 단순한 예상만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방산 기업들의 수주가 2022년 29조 원에서 지난해 17조 원으로 줄어든 것은 폴란드 1차 실행 계약에 따른 기저 효과”라며 “국내 방위 산업은 2024~2026년이 증익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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