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 기피' 더 심해졌다…수시 이월 243명 급증

서울교대 모집정원 80.5% 못 채우고 이월
불수능 따른 최저기준 미충족·교권추락 여파
전년도 이어 정시에서도 합격선 하락 전망

이미지투데이

임용 절벽과 교권 침해 증가 등으로 인기가 하락세를 거듭하던 교대에서 2024학년도 수시 모집 미충원 인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한 학생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교권 추락 이슈가 크게 불거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전년도 대입에서 큰 폭의 ‘입결(입시 결과) 추락’이 있었던 탓에 올해 대입에서는 반등을 점치기도 했지만 정시 합격선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종로학원이 집계한 ‘2024학년도 전국 13개 교대·초등교육과 수시 이월 현황’에 따르면 이들 학교가 수시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해 정시로 이월한 인원은 총 750명이다. 이는 13개 대학 전체 수시 모집 인원(2425명)의 30.9%에 이르는 수치다.


앞서 지난해 치러진 2023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에서는 전체 인원(2467명) 대비 20.6%(507명)를 충원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미충원 비율이 1년 새 약 10%포인트나 껑충 뛴 것이다.


대학별로는 서울교대의 수시 미충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서울교대 수시 모집 인원은 185명이었으나 80.5%에 달하는 149명을 이월했다. 이어 △진주교대 72.1%(150명) △전주교대 63.8%(81명) △춘천교대 60.8%(118명) △경인교대 27%(105명) 순으로 미충원 비율이 높았다.


교육계는 지난해 불수능 때문에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채우지 못한 학생이 늘어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높은 학교일수록 미충원 인원이 많았다. 서울교대 최저 학력 기준은 ‘수능 4과목 등급 합이 9등급 이내’, 진주·춘천·전주교대의 최저 학력 기준은 ‘수능 4과목 등급 합이 12등급 이내’다.


특히 지난해 서울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교권 추락’ 이슈까지 크게 불거져 교대 인기 하락세가 가속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입시 업계는 수시 이월 인원 급증으로 전년도에 이어 이번 정시 모집에서도 입결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대입에서 수능 평균 등급이 4등급대인 학생이 한 교대에 합격하며 교육계에 큰 충격을 안겼는데 이번 정시에서는 합격선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일반대와 동시 합격할 경우 교대보다는 일반대를 선택하는 기조가 명확해진 것으로 교대 기피 현상이 매우 심각해졌다”며 “정시에서 추가 합격으로 인한 연쇄적 이동 현상이 전년도보다 더 커질 수 있으며 추가 합격 규모가 커질수록 합격선 하락도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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