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의료기관 등 536곳에서 보관 중인 혈압·체온계 등 수은 함유 의료기기 1472점을 거점수거 방식으로 일괄 폐기해 처리비용 96.5%를 절감했다고 4일 밝혔다. 거점수거는 개별 폐기물 배출자가 폐기물 관련 지침에 따라 안전하게 포장한 폐기물을 거점 장소까지 직접 운반한 후 일괄 수거하는 방식을 말한다.
2020년 수은의 유해성을 줄이기 위한 국제협약인 미나마타 협약이 발효되고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라 수은 함유 의료기기 사용이 전면 금지되면서 의료기관 등에서 수은이 함유된 혈압·체온계 등을 2023년까지 의무적으로 폐기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폐기를 위한 행정적 절차가 복잡할 뿐 아니라, 수은 함유 의료기기를 폐기 처리하는 업체는 전국에 1곳에 불과해 개별 처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러한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16개 구·군, 부산시 의사회, 병원회, 한의사회, 치과의사회 등의 협조를 받아 수은 함유 의료기기 거점수거 수요를 파악했다. 이어 부산환경공단의 협조를 받아 남구에 있는 남부사업소와 사하구에 있는 강변사업단을 거점수거 장소로 정해 지난 11월부터 수은 함유 의료기기를 안전하게 수거·처리했다.
시는 의료기관이 개별적으로 수은 함유 의료기기를 폐기하려면 건당 약 200만원의 처리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이번에 건당 7만원으로 일괄 폐기해 처리비용을 96.5%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배출자 처리부담 완화는 물론 유해폐기물로부터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유해폐기물 관리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