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수입이 은행원 연봉 4배' 유튜버의 사연…"직원도 800만원 벌어가요"

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 영상 캡처 서울경제DB

국내 유튜버 상위 1%가 한 해에 2400억원의 수입을 독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손꼽히는 영화 유튜버 나현갑이 수입을 공개했다. 구독자 323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지무비’를 운영하는 그는 서울경제의 ‘영앤리치’ 코너에서 소개되며 인터뷰를 한 바 있다.


나씨는 최근 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에 출연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수입 현황, 업무 방식 등을 공개했다. ‘한 달에 억대를 넘게 버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는 “평균적으로 그렇기는 한 것 같다”며 "제가 취업하려고 했던 곳 연봉의 3, 4배를 (한 달에) 버는 거 같다"고 고백했다.


나씨는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 웹툰까지 모든 콘텐츠를 소개하고 리뷰하는 콘셉트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 리뷰 유튜브 채널의 원조 격으로 꼽히며 4일 기준 구독자 수는 323만명에 달한다.


그에 따르면 촬영 당일 기준 나씨의 랭킹은 우리나라 유튜버 중에서 157위, 영화 유튜버 중에서는 전 세계 393위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제가 투자한 건 20만원짜리 마이크 하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2시간짜리 (영상)작업을 하면 30~40시간을 투자하지 않는가 한다. 밤새 일할 때가 많다. 영상 작업 자체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35시간 정도 일한 적도 있다. 일반적인 직장인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거 같다”며 “그런데 그게 내 일이고, 내가 주도적으로 하고 싶어서 하는 만큼 매일 밤새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 은행원과 승무원을 꿈꾸던 취업준비생이었다고 한다. 나씨는 “시중은행 최종면접에서 떨어졌다”며 “그때 붙었으면 유튜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나씨는 유튜브의 장점으로 성과를 꼽았다. 그는 "유튜브는 바로바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 동영상으로 얼마를 벌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는지가 바로 확인이 돼서 계속하게 되는 거 같다"고 전했다.




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 영상 캡처 서울경제DB

채널 운영 노하우로 인센티브를 통한 동기부여를 언급하기도 했다. 나씨는 “(저희는)기본급이 아닌 인센티브 위주다. 광고 건을 맡으면 보너스도 주고 조회 수에 대한 보너스도 준다”며 "한 달에 800만원까지 갖고 간 직원도 있다. 그런 식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어 '윈윈'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기회는 생각지도 않은 순간에 찾아 올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이것보다 불행할 수 있지’라고 하는 게 나중에 알고 보면 최고의 행운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본다. 산을 오르다가 길에 나무가 쓰러져 막혀서 다른 길로 돌아갔는데 그 길이 지름길이고 이런 경우가 인생에 있어서 너무나 많다”며 “지금 수능을 못 보고 면접에서 떨어지고 (이런 것들이) 인생 전체적으로 볼 때 아무것도 아닌 자양분이 될 수 있는 경험이다. 좌절하지 말고 멈춰있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앞서 나씨는 구독자 140만명을 보유한 2021년 5월 본지 ‘영앤리치’ 코너를 통해 인터뷰에 나선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주도적인 업무에 매력을 느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씨는 “외국계 패션업계에서 인턴을 해보니까 내가 주도적으로 일하는 걸 좋아하더라. 남이 시키면 왠지 일하기 싫어졌다. 그래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찾았는데 그게 바로 유튜브였다”며 “심지어 유튜브는 필요한 초기 자본금은 적은데 가능성은 무한하다. 당장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자신의 편집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고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솔직히 내 편집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편집 실력이 부족한 만큼 영상 제작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하려고 한다. 영상을 만들 때마다 ‘이게 내 마지막 영상이다’라는 일념으로 임한다. 이런 정성과 노력이 내 채널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10일 걸려서 만든 콘텐츠도 있다고 전했다.




유튜브 채널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국내 유튜버들 중 나씨처럼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상위 1%가 한 해에 벌어들인 수입은 24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수입은 약 7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9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1인 미디어 창작자(유튜버)' 수입 금액은 총 8588억9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종합소득세 신고 기준 최근 3년 동안 1인 미디어 창작자의 수입금액은 △2019년 875억1100만원 △2020년 4520억8100만원 △2021년 8588억9800만원으로 10배 가량 증가했다.


신고 인원 역시 △2019년 2776명 △2020년 2만756명 △2021년 3만4219명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상위 1%에 수입이 편중돼 있다. 소득 상위 1% 기준 유튜버 342명의 수입 금액은 2438억6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상위 1% 유튜버가 전체 유튜버 수입의 25%에 달하는 금액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연 수입은 7억1300만원에 달했다.


반면 많은 유튜버는 최저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 연평균 수입이 40만원에 불과한 유튜버가 태반이다. 국세청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1인 미디어 창작자(유튜버 등) 수입금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수입 하위 50%의 연평균 수입이 40만원에 그쳤다. 2019년(100만원)보다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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