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006260)그룹이 대주주 변경 신청 9개월만에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고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을 계열사로 편입하게 됐다. 사모펀드(PEF)를 통해 LS그룹에 간접 지배를 받던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이름도 곧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5일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정례회의에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를 기존 글로벌앤어소시에이츠(G&A) PEF에서 LS네트웍스(000680)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당국은 이달 안으로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이 안건을 최종 승인할 방침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대주주 변경 승인 작업이 9부 능선을 넘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사명도 조만간 교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사명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S그룹이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최종적으로 품게 되면 이는 9년 만의 첫 범 LG(003550)가(家) 증권사가 된다. 범 LG가는 2003년 LG투자증권과 2015년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을 각각 우리금융지주(316140)와 KB금융(105560)지주에 매각한 이후로는 증권사를 소유한 적이 없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미국계 증권회사인 이트레이드증권과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일본 소프트뱅크이 1999년 합자회사로 설립한 증권사다. 현재는 LS네트웍스가 전체 자금의 98.81%를 출자한 G&A가 61.71%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LS네트웍스가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E1(017940)의 지배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사실상 지금도 구 의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LS네트웍스는 2008년 G&A가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할 때 30.1%의 지분율의 최대 출자자로 참여하면서 발을 걸쳤다. LS네트웍스는 2015년 다른 시중은행 출자자들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며 모두 떠난 뒤에도 유일하게 남았다. 이어 지난해 4월 G&A의 증권사 인수 기한 만료가 임박하자 당국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애초 LS그룹이 무난하게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구자균 LS일렉트릭(LS ELECTRIC(010120)) 회장의 이른바 ‘페라리 과속’ 사건이 예기치 못한 걸림돌이 됐다. 구 의장의 동생인 구 회장은 2022년 11월 서울 올림픽도로에서 스포츠카를 몰고 시속 167㎞로 내달린 혐의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