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30여국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프랑스 대형마트 체인업체 까르푸가 펩시 등 펩시코 제품에 대해 “가격 인상폭이 너무 크다”며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다른 유럽 소매업체들도 치솟는 식품 가격에 대항해 잇따라 주문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스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까르푸는 4일(현지 시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등 매장에서 펩시코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판매가 중단되는 제품 목록에는 펩시, 립톤티, 세븐업 등 음료와 레이즈, 도리토스, 치토스, 퀘이커 오츠 등 스낵도 포함됐다. 까르푸 측은 “매장들에 ‘용납할 수 없는 가격 때문에 더 이상 브랜드(펩시코) 상품을 입고하지 않는다’는 표지판을 부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까르푸의 이번 결정은 지난 2년 동안 펩시코가 자사 제품의 가격을 급격히 인상한 데 대응한 조치다. 이번에 펩시코 제품의 판매가 중단되는 유럽 까르푸 매장 수는 9000곳에 달한다. 칼럼 엘리엇 번스타인 분석가에 따르면 이들 매장은 펩시코 전 세계 매출의 0.25%를 차지한다. 펩시코 측은 “까르푸와 수 개월간 논의해왔다”며 “제품을 (까르푸 매장을 통해) 이용 가능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펩시코는 가격 인상과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수익이 전년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펩시코는 연간 이익 전망치를 3회 연속 상향 조정했다.
유럽에서 인플레이션의 식품 가격 전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격 인상을 두고 식품업체와 마트 간 대립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독일 식료품점 에데카는 지난해 앞서 펩시코와 분쟁을 벌인 바 있다. 영국 최대 식품 소매업체 테스코는 케첩, 토마토 수프 등의 가격 인상을 놓고 크래프트하인즈와 맞붙었으며, 벨기에 마트업체 콜루이트 역시 밀카 초콜릿 제조업체 몬델레즈와 대치해 공급 부족이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