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임 중 사업체 통해 中 등서 100억 수익"

美 하원 감독위 민주당 보고서
"건물 임대료 때문에
북핵관련 中 은행 제재 묵살"
트럼프 측 "수익 자발적으로 기부
민주가 헌터 바이든 의혹 막으려 필사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9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 워털루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유력 대권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그의 사업체를 통해 중국 등 외국 정부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는 주장이 민주당으로부터 나왔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하원 정부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위원들은 156페이지의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20개국 정부로부터 사업을 통해 총 780만달러(약 102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는 대통령을 포함한 연방 공무원이 의회의 허가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돈이나 선물을 받는 것을 금지한 헌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불완전 공시로 인해 이번에 밝혀진 금액은 실제 총액의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부적으로 중국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550만달러(약 72억원)를 그의 사업체에 지불했다. 중국 최대 국영 은행인 공상은행(ICBC)은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뉴욕 트럼프 타워에 입주한 최대 세입자 가운데 한 곳으로 분류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첫 해 ICBC를 포함해 중국 은행들과 북한의 금융 거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기관들에 대한 제재 요구를 사실상 묵살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이어 사우디 정부로부터 61만 5000달러(약 8억원)의 부동산 수익을 트럼프 타워 및 트럼프 호텔을 통해 올렸다. 구체적으로 사우디는 2018년 트럼프 사업체의 부동산과 호텔 이용료 등으로 21만달러를 지불했는데, 같은 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를 지시했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를 공개적으로 의심했다.


이번 보고서는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 의혹과 관련해 탄핵 조사에 공식적으로 착수한 가운데 나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민주당이 탄핵조사에 대한 맞불 대응 차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재임 때 올린 수익은 자발적으로 미 재무부에 전액 기부했다”며 “트럼프의 회사가 제 3자를 통해 (호텔 등의) 예약을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또 “ICBC의 트럼프 타워 임대료는 20년짜리 계약에 의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헌터 바이든 의혹을 막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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