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여부는 중요치 않아…음악으로 '조화' 선뵐 것"

■오은영 토크콘서트 '동행'
효성 '컬처 시리즈' 여덟 번째
가온 솔로이스츠와 협업 무대
"장애 편견 내려놓는 계기 되길"

4일 서울 효성반포빌딩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동행' 오픈 리허설에서 오은영 박사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인아츠프로덕션

4일 서울 서초구 효성반포빌딩에서 열린 오은영의 토크콘서트 '동행' 오픈 리허설에서 연주하고 있는 가온 솔로이스츠.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장윤권, 비올리스트 백승희, 첼리스트 김아영. 사진 제공=인아츠프로덕션

“안녕하세요, 저는 장윤권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윤권의 또박또박한 자기소개. 이어 첼리스트 김아영이 활을 들었다. 이흥렬 작곡 ‘섬집아기’의 익숙한 선율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피아노 반주가 이어지고, 장윤권과 비올리스트 백승희가 한 음 한 음 포개며 입체적인 화음을 만들었다. 이들이 속한 통합 실내악 단체 ‘가온 솔로이스츠’의 연주에는 장애·비장애 연주자가 함께 했지만 이질감은 없었다.


이들의 특별한 연주는 다음 달 3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국민 멘토’ 오은영 박사와 협업 무대로 꾸며진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동행’ 오픈 리허설에서 오은영 박사는 “장애 연주자들이 어려움을 딛고 연습을 통해 화음을 맞춰나간다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 모두의 삶도 (이처럼) 조화가 필요하다. 어쩌면 이 음악회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뿐 아니라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번 콘서트는 첼리스트 요요마의 공연으로 잘 알려진 효성그룹의 문화예술 사업 ‘컬처 시리즈’의 여덟 번째 공연으로, ‘동행’이라는 주제 아래 장애·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세상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오은영 박사는 꾸준히 대중을 상대로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장애 연주자와 호흡을 맞추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33년 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전문의로서 발달장애 아이와 그 가족들의 어려움을 함께 마주한 시간이 이번 공연으로 그를 이끌었다. 오은영 박사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려고 많은 부모님들이 애쓰고 있다”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나와 내 가족이 아니더라도 (그들을) 사회 구성원으로서 관심 가지면서 오해와 편견을 내려놓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 아이가 있는 가정이 제일 필요로 하는 건 관심과 희망이다. 진료실로 찾아오는 수많은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면 그 부모님도 행복해하더라”라면서 “(이런 행복을) 어떻게 나누고 살까 고민하던 차에 제의를 받았고, 제가 가진 모든 걸 동원해서 이 과정을 함께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참여 배경을 밝혔다.



4일 서울 효성반포빌딩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동행' 오픈 리허설에서 오은영 박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인아츠프로덕션

2021년 창단된 가온 솔로이스츠는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 맨해튼 음악대학 석사 과정을 마친 첼리스트 김지선, 발달장애를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장윤권·비올리스트 백승희·클라리네스트 강태유 등과 비장애인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실내악 단체다. 이번 공연에서도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와 엔리오 모리코네의 ‘시네마 천국’ 등 다양한 곡을 통해 경계를 넘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가온 솔로이스츠 대표인 피아니스트 강자연은 “공연을 본 관객들이 ‘어느 분이 장애가 있으시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이런 질문이 저희가 보여드리고 싶은 메시지인지도 모르겠다”면서 “실제로 음악 안에서는 장애의 구분 없이 하나가 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관객들도 함께 공감하는 무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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