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피하면 된다, 이렇게 정리하긴 어려워요. 분명한 건 성별, 나이를 떠나 최소 한가지는 해당된다는 겁니다. ”
박해린 강남차병원 외과 교수는 최근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급증세를 보이는 유방암 발병 원인에 대해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더라도 모든 변수를 통제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와 자가검진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유방에 생기는 종양도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신체에 영향을 주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유방 양성종양이 증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 과거에 비해 초경 연령이 빨라지고 폐경 연령이 늦어진 데다 임신 연령이 늦어지고 모유수유 기간이 단축되거나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것도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페인트, 살충제, 화장품, 플라스틱 같은 일상용품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이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작용해 유방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흡연, 음주, 과체중, 직장 내 스트레스가 유방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대인들의 가슴을 노리는 위험요소가 도처에 깔려있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다른 암과 달리 국내 유방암 발생률이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는 건 서구화한 식습관의 영향이 크다”며 “고지방, 고칼로리, 인스턴트 식단은 건강한 호르몬 생성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런 음식을 멀리하고 마늘, 콩, 브로콜리 같이 신선한 채소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트로겐 유사물질인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제품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나이가 젊더라도 하루 1잔 이상 술을 마시거나 5년 이상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 한 번도 임신하지 않았거나 30세 이후에 첫 출산을 한 여성은 유방 건강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할 고위험군이다.
그는 “가슴이나 겨드랑이에 혹이 만져진다고 무조건 유방암은 아니다. 유방종양의 80% 이상은 양성으로 생명에 지장이 없다” 면서도 “최고의 암 예방법은 조기발견이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유방 초음파검사를 시행하고 자가검진 시 이상이 느껴지면 즉각 전문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