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배당형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개미들의 투자 금액이 1년 새 16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하 젊은 연령대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현금화가 가능한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경제신문이 5일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를 운용 중인 미래에셋·신한·한국투자신탁운용 3곳의 상품에 투자한 연령대별 투자자 수 및 잔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 해 12월 28일 기준 총 2만 1750명의 투자자가 약 805억 4000만 원을 ETF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 새 투자자는 6배, 잔액은 16배 폭증했다.
연령별로는 월배당 ETF를 보유한 10명 중 7명 이상이 40대 이하 MZ 세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평가금액 기준 3개 상품 투자자 중 40대 이하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초 64.6%에서 연말 71.2%로 증가했다. 반면 50대 이상 연령대의 보유 비중은 35.4%에서 7%포인트가량 줄어든 28.8%로 집계됐다.
상품별로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잔고가 연초 30억 원 수준에서 391억 9000만 원까지 불어나 1년 새 13배 불어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는 같은 기간 21억 원에서 146억 원으로 7배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역시 빠르게 몸집을 불려 연말 기준 평가금액이 266억 6000만 원으로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미국배당다우존스는 미국의 배당 성장주에 투자해 연 기준 3.5% 내외의 분배금을 매달 나눠 지급하는 대표적인 월배당 상품으로 꼽힌다. 현재 미래에셋과 신한, 한국투자신탁에서 3개 상품을 운용 중이며 지난해 1년 동안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 각각 2394억 원, 2211억 원의 개인 순매수세가 몰렸다. 전체 ETF 중 4·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투자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높아진 증시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월배당 ETF의 매력이 높아진 결과라고 분석한다. 특히 사회관계망(SNS)에서 월배당 상품이 매월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자금이 대거 몰렸다. 연금 계좌로 투자하면 15.4%의 배당 소득세가 면제된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또 다른 요인이다.
월배당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다양한 종류의 ETF를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종목에 투자하면서 콜옵션(매수 청구권)을 매도해 프리미엄으로 월 분배금을 마련하는 커버드콜 ETF 같은 상품을 내놓고 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상장하기 전부터 매달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고자 하는 젊은 층의 수요가 강했다”며 “자금의 유출입이 크지 않고 안정적으로 쌓아갈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을 사로잡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