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부채 이자 ‘눈덩이 효과’날 것…적자 지속 불가능”[2024전미경제학회]

캐런 다이넌 하버드대 교수 “부채 지속불가능”
美 정부부채 15새 급증…34조 달러 이르러
젠트너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 “좌시 못해”
‘신용 등급 강등→국채 수요감소→조달비용 증가’

캐런 다이넌 하버드대 교수가 5일(현지 시간)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2024 전미경제학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흥록특파원.

급증하는 미국 정부 부채가 지속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2024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잇따랐다. 부채가 급등해 이자 비용이 늘어나고, 이에 적자가 쌓여 또다시 부채를 늘려야 하는 이자의 눈덩이 효과(snowball)가 결국 재정 정책과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캐런 다이넌 하버드대 교수는 5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2024 전미경제학회에서 “현재 부채는 지속 불가능한 경로에 있다”며 “미국의 부채 수준은 이미 높지만 장기적으로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이넌 교수는 지난해 레이얼 브레이너드 전 연준 부의장이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 후임 연준 부의장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학자 중 한 명이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재무부 경제정책 담당 차관보로 재직해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 모두 정통한 학자로 평가 받는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정부 부채는 34조62억달러다. 통계가 시작된 1966년 부터 2008년 10조 달러를 돌파하기 까지 42년이 걸렸지만 이후 15년 만에 20조 달러 이상 부채가 급증했다.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미국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한 결과다. 다이넌 교수는 “문제는 이자에 눈덩이 효과가 발생해 앞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부채가 증가할 수록 방위비나 인프라에 써야할 예산은 물론 가난한 아동에 대한 복지 등 일반 복지 예산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앨런 젠트너는 이날 행사에서 “금리가 앞으로 평균적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3.2%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 지난해 122.1% 수준인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40년 145.6%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부채는 가만히 앉아 지켜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채 문제가 결국 미국 국채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경고도 나온다. 대이나 피터슨 컨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금 조달을 위해 늘어나는 국채를 과연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 유념해야 한다”며 “중국이나 일본은 이미 미국 국채 외에도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으며 부채가 늘수록 신용 등급이 떨어져 조달 비용은 더 늘게 된다”고 말했다.


피터슨 이코노미스트는 “고통스럽지만 헬스케어 개편과 세제 개혁, 초당적 부채위원회 설립, 은퇴연령 상향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부터 7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리는 전미경제학회에는 다이넌 교수와 젠트너 이코노미스트 외에도 재니스 에벌리 노스웨스턴대 교수,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출신의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교수, 로리 로건 댈러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이 참석해 세계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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