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친 "임신했다"는 말에 결혼했는데…술김에 듣게 된 충격적 사실

연합뉴스

헤어진 여자친구가 임신했다는 말에 책임을 느껴 결혼을 했더니 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가 아님을 알게 됐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4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남성 A씨가 자신을 속인 아내와의 혼인 취소와 손해배상 청구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A씨는 몇 년 전 손님으로 온 근처 직장인 여성 B씨를 만났다고 한다. 친하게 지내던 두 사람은 어느 새부턴가 사랑을 느껴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다른 생활 방식으로 인해 다툼이 생겼다. A씨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집에 있길 좋아했지만, B씨는 술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결국 3년간 교제한 끝에 이별을 고했다. 그러나 작은 섬에서 종종 마주치다 보니 마음을 쉽게 떨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만남을 시작한 두 사람은 머지않아 과거와 같은 이유로 헤어지게 됐다.


그런데 A씨는 한 달 뒤 B씨로부터 "임신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뒤 아이에 대한 책임감으로 B씨와 혼인신고 했다. A씨는 아이가 생겼으니 관계가 나아질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결혼한 뒤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진 만큼 더 자주 싸웠다고 한다.


힘겹게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A씨는 어느 날 B씨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술에 취한 B씨가 "우리 아이는 진짜 아빠를 몰라서 불쌍하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A씨는 자신의 아이가 맞는지 의심이 들어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고 친자가 아니라는 결과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가족관계등록부에 B씨가 낳은 아이가 제 아이로 등재된 상태"라며 "결혼을 취소할 수 있냐. 가족관계등록부도 정리하고 싶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은데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냐"고 법률적 자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박세영 변호사에 따르면 민법 제816조 제3호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해 혼인 의사를 표시한 때'를 혼인 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그러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 소송을 제기해야 '혼인 무효' 판단을 받을 수 있다.


박 변호사는 "B씨는 임신한 아이가 A씨의 친생자가 아닌데도 마치 친생자인 것처럼 기망한 것"이라며 "A씨에게 B씨가 임신한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사실은 혼인 의사를 결정할 때 매우 중요한 요소였으므로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이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혼인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호적 문제는 “민법 제865조에 따라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의 청구, A씨와 자녀 사이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판결을 받은 뒤 판결이 확정되면 1개월 내에 전국 시(구), 읍, 면사무소에 판결 정본과 확정증명원, 등록부정정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손해배상 청구 여부에 관해서는 "혼인이 취소되는 때에 과실 있는 상대방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재산상 손해 외에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도 청구할 수 있다"며 "법원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 산정에 관해 나이와 직업, 재산, 혼인에 이른 경위, 혼인 이후 사정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만약 B씨가 아이의 친부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면 친부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박 변호사는 "지금까지 나간 자녀 양육비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방법도 검토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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