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 와중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쏠려 증권사를 주축으로 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75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MA 잔액은 이달 3일 75조 1175억 원으로 2006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75조 원을 넘어섰다. 이튿날인 4일에도 CMA 잔액은 3000억 원가량 늘어난 75조 4070억 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다. CMA는 투자자가 맡긴 자금을 증권사가 국고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회사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12월 5일만 해도 64조 2987억 원에 그쳤던 CMA 잔액은 한 달 만에 11조 1083억 원 급증했으며, 특히 개인 잔액은 63조 7078억 원에 달했다. 개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4일 15조 3507억 원으로 지난해 11월 22일(15조 3344억 원)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MMF는 기업어음(CP)과 만기 1년 미만의 채권 등 단기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언제든 환매할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개인 투자 열기를 반영해 기관투자가들이 연초부터 조(兆) 단위 ‘뭉칫돈’을 동원하고 있다. 5일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미래에셋운용·LG유플러스·한화솔루션의 총 75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들어온 매수 주문이 4조 8050억 원에 달했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일러야 5·7월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긴축 완화로 증시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 ‘머니무브(자금 이동)’ 현상이 선제적으로 나타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