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이번 주 내 민주당을 탈당할 것을 예고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야권 통합’ 당부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재개하며 민주당 분열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 참배한 후 취재진과 만나 탈당 계획에 대해 “이번 주 후반에는 제가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당 창당 일정에 대해서는 피습으로 입원 중인 이재명 대표의 회복 상황과 비명계 4인방 모임 ‘원칙과상식’의 탈당 여부 등을 지켜본 뒤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현역 의원의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 “차츰 드러날 것”이라면서도 “정치인의 거취는 남이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전 대표는 9일에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금태섭·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를 조우할 예정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빅텐트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치권은 이들의 만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도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를 깨고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는 일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협력해야 한다”면서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와의 이른바 ‘낙석연대’에 대해서는 “그 조어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 받아들이기 싫다”면서 “지금은 그런 (연대)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낙연 신당’을 둘러싼 당내 비판과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날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 전 대통령은 ‘젊은 당신들이 나서 야권 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라’고 신신당부했다”며 “그의 유지에 따른 야권 대통합으로 끝내 정권 교체를 해낼 수 있었지만 오늘 우리는 김 전 대통령 앞에서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문 전 대통령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야권을 단합을 주문하는 것과 동시에 이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에 대한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친명(친이재명)계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은 야권 통합을 통한 선거 승리가 김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며 “지금 시점에서 야권 분열이란 것은 ‘김대중 정신’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민주당 정신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