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대부분의 기성세대에게 낯선 공간이지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교류와 교육의 장이다. 동시에 메타버스는 사용자가 곧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곳으로 전 세계 친구들과 함께 좋아하는 K팝 가수의 가상 콘서트에 참석할 수도 있고 K팝 가수가 돼보는 체험을 직접 할 수도 있는 곳이다. 또 브랜드는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소통할 수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가 미래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누구나 자유롭게 개발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환경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더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툴을 제공받고 있다. 코딩을 몰라도 상상하던 바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로블록스의 경우 무료 개발 도구인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통해 3차원(3D) 콘텐츠 제작의 문턱을 낮췄고 아바타와 디지털 아이템 판매 등 다양한 수익 창출이 가능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2022년 전 세계 로블록스 개발자와 크리에이터는 6억 23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둘째, 사용자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일상의 공간이라는 점이다. 메타버스의 특징 중 하나는 아바타를 통해 또 하나의 페르소나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블록스의 최근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사용자의 56%가 아바타를 스타일링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아바타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계속되면서 사용자의 얼굴 표정이 아바타에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신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메타버스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생태계다. 메타버스의 3D 몰입형 환경은 현실 세계의 한계를 뛰어넘는 가상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덕분에 사람들은 로블록스에서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마케팅, 교육, 캠페인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구찌와 나이키는 가상 컬렉션과 의류를 소개해 새로운 팬 커뮤니티를 형성했고 미국 보스턴 과학박물관의 ‘미션: 마스’는 학생들이 화성을 탐험하고 배울 수 있는 교육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GS25는 ‘디지털 시민의식 캠페인’을 진행해 가상 세계에서 안전한 디지털 환경 만들기에 앞장섰다.
이렇듯 메타버스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중심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생태계다. 이들이 자라면서 메타버스는 가상 경제로 발전해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메타버스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어떤 정책이 필요하고 어떤 기준을 혁신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한국 정부도 이를 잘 알기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는 메타버스에 가상 공공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한 최초의 도시가 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국·일본·유럽에 앞서 ‘메타버스 윤리원칙’을 발표했다. 더불어 현재 국회에는 세계 최초의 메타버스법이 될 수 있는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안’이 심의를 앞두고 있다.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깊이 이해하고 준비하는 한국이 이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다음 세대에게 희망적인 디지털 미래를 선사해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