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술 새치기로 국민 피해” 의사회, 형사고발까지…논란 일파만파

소청과의사회, 8일 이재명 대표 검찰 고발
119헬기 동원 업무방해응급의료법 위반 혐의
지역의료 비하 논란에 전국 의사회 공분 확산

부산 방문 도중 목 부위를 습격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수술 경과와 회복 과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한 뒤 수술을 위해 헬기를 타고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의료계 분노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목은 민감한 부분이라 (수술을) 잘하는 곳에서 해야 한다”는 정청래 의원의 발언이 지역 의료 비하 논란으로 번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하는 지역 의사회의 성명이 잇따랐고, 8일에는 의사단체가 이 대표와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정청래 의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와 정청래, 천준호 의원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고 밝혔다. 피습 당일 부산대병원 의료진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토대로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대표 측에 수술을 권유했으나, 이 대표 측이 서울대병원 이송을 고집해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임현택 소청의사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산대병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권역 외상센터로 당시 수술이 가능했다. 이 대표가 소방청의 '119응급의료헬기 구급활동 지침'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부산대병원에서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는 야당 대표가 국회의원을 동원해 서울대병원 이송을 요청한 것은 의료진에 대한 갑질이자 특혜 요구다. 국민의 진료·수술 순서를 권력을 이용해 부당하게 앞지른 새치기”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임현택(왼쪽)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과 변성윤 평택시의사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헬기 이송과 관련 고발장을 제출하고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사진 제공=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실제 지난 2일 이 대표가 피습 직후 옮겨진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국가 지정 외상센터다. 전담 전문의가 17명에 달하는 등 아시아 최대 규모의 권역 외상센터로 평가받는다. 그에 반해 이 대표가 헬기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은 서울대병원 중증 외상치료센터는 서울시가 지정한 곳으로, 전담 전문의 수는 부산대병원의 3분의 1 수준인 6명이다. 이러한 사실이 공론화되면서 부산시의사회를 필두로 광주, 전북, 서울 등 광역지자체 의사단체들은 이 대표의 헬기 이송을 비판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 해야 했다는 게 지역 의사회를 비롯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중론이다. 이들은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고 지역 의료계를 무시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사과를 촉구했다.


이 대표가 2010~2018년까지 무려 8년간 시장을 지낸 성남시 의사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성남시의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공공 의대와 지역의사제를 국회에서 통과시킨 민주당의 대표가 지역 진료는 외면하는 이율배반적 행동을 보여줬다”며 “연고지 병원 이송이 목적이었다면 시장 재임 시절 지역의료 발전을 위해 세금으로 지은 성남시의료원으로 이송을 요구했어야 하지 않나. 본인도 이용하지 않고, 매년 적자 수백억 원을 기록하고 있는 공공의료기관 성남시의료원은 대체 누구보고 이용하라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성남시의료원 건립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1호 공약’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47억 원 상당의 손실을 냈고 올해도 6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며 만성적 부실에 시달려 현재 대학병원 위탁 운영 등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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