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내년 1500억씩 펀드 조성…저평가 AI·로봇기업 적극 발굴" [시그널]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 대표
보수적 투자에도 영업이익률 1위
케이웨더 등 투자회수 종목 다수
작년 '국내 VC 엑시트' 10위에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우리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발굴하겠다는 생각을 섣불리 하지 않습니다. 3~5년 뒤 자체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게 저희의 원칙입니다”


이달 중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벤처캐피털(VC)은 유한책임투자자(LP)들의 투자금을 잃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HB인베스트먼트의 투자 방식은 언뜻 모험자본 업계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황 대표는 “벤처투자의 결말이 성공으로 끝나기 위해서는 투자를 하는 VC와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 모두 발이 땅에 닿아 있어야 한다”며 “H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 중 플랫폼 회사가 거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HB인베스트먼트의 투자 분야는 하이테크·소프트웨어·바이오 등에 약 4대 3대 3 정도로 고르게 분산돼 있다.


보수적인 투자에도 수익률은 높다. 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1월 말 현재 운용자산(AUM)이 6197억 원이다. 지난해에만 총 1287억 원을 회수하며 국내 VC ‘엑시트(투자금 회사)’ 10위에 올랐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AUM 대비 영업이익률은 1.8%로 VC 업계 1위다. 황 대표는 “보유 포트폴리오 중 현재 코어라인소프트(384470), 슈어소프트테크(298830), 블루엠텍(439580) 등에서 엑시트를 진행 중이고 케이웨더,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등이 상장을 추진 중”이라며 “증시 입성 후에도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B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한 국내 1세대 VC다. 이날부터 5영업일 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6~17일 일반 청약을 거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공모자금(160억~187억 원)은 신규 조성 펀드의 무한책임투자자(GP) 출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올해와 내년 각각 1500억 원 규모 펀드를 결성할 것”이라며 “VC 업계에서는 올해가 작년보다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는데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신산업 분야에서 기업가치가 낮게 형성된 기업들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최대주주를 비롯해 주요 주주들이 보유 지분 보호예수 기간을 6개월로 설정해 중기적으로 주가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질문에 “최대주주는 상장 이후에도 경영권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은 6개월의 보호예수가 풀려도 매각하지 않을 물량으로 최대주주로 인한 주가 부담요인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저 또한 보유 지분을 매각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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