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지도부, 셧다운 위기 속 예산 총액 합의…공화 강경파는 반발

2024회계연도 예산 지출 상한 합의
부가 예산 합치면 총 1조 6590억$
공화당 하원의장 "힘든 양보 얻어내"
강경파 의원들은 "끔찍한 합의"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 로이터연합뉴스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본예산을 확정짓지 못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임시 예산안 만기를 10여 일 앞두고 1조 6590억 달러의 예산 지출 상한에 합의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위험이 소폭 낮아졌지만 세부 예산을 둘러싼 양당 이견이 상당한 탓에 최종 합의가 제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2024회계연도 12개 세출 법안의 상한액을 1조 5900억 달러로 설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국방 지출에 8680억 달러, 나머지 비국방 부문 지출에는 7040억 달러가 배정됐다. 이는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의장이 합의했던 지출 기준에 따른 것이다.


다만 부가 예산으로 690억 달러를 비국방 부문에 쓸 수 있다고 합의해 실질적인 2024회계연도 연방정부 세출 예산안 총액은 1조 6590억 달러다. 미 상·하원 세출위원회는 부문별 예산안을 채우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존슨 하원의장은 공화당 의원들에 보내는 서한에서 "많은 사람이 원하는 만큼 지출을 줄이지는 못했지만 (민주당으로부터) 힘든 양보를 얻어냈다"며 그 근거로 국세청 예산 100억 달러 삭감, 미사용 코로나19 구호 기금 61억 달러 회수 내용을 들었다. 민주당에서는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공동 성명을 내고 "비국방 재량 자금으로 약 7730억 달러를 확보함으로써 재향 군인 혜택, 건강 및 영양 지원 같은 국내 우선순위를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임시 예산안의 1차 만기(1월 20일)가 13일 남은 가운데 세출 규모가 정해짐으로써 셧다운 가능성이 조금은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미국 여야는 예산안 합의 실패로 인한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임시 예산안을 편성했고, 만기를 1월 20일과 2월 2일로 설정했다.


그럼에도 양당이 빠르게 세부 합의에 다다를지는 미지수다. 셧다운이 되지 않으려면 임시 예산안 만기 전인 1월 19일까지 예산안의 모든 내용이 상·하원을 통과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까지 얻어야 한다.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서는 지출 삭감을 요구하는 강경파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반발이 감지되고 있다. 칩 로이 하원의원(텍사스)은 자신의 엑스(X)에 "끔찍한 합의"라며 "우리가 상한 협상에서 달성한 지렛대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여야의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공화당을 향해 "중요한 국내 및 국가안보 우선 순위 사안에 재원을 공급할 기본적 책임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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