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밀착 깨고싶은 習, 한중관계 개선되면 방한 가능"

■해외 특별 인터뷰-왕신셴 대만국립정치대 특훈교수
中, 對美관계 돌파구로 韓 활용 전망
남북 문제엔 '아직 때 아니다' 관망
조만간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할 듯

왕신셴 대만국립정치대 국제관계학부 특훈교수 겸 국제관계센터 부주임이 서울경제신문과 신년기획 특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광수특파원

왕신셴 대만국립정치대 국제관계학부 특훈교수 겸 국제관계센터 부주임이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동북아 정세의 키는 미중 관계에 달려 있다”며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비교적 균형 잡힌 외교를 이어가려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이전 정부에 비해 한중 관계가 악화됐다는 지적에 왕 교수는 한국 정부의 입장 선회라기보다는 “미국의 압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중 경쟁 속에 한국은 일본과 함께 미국과의 협력이 늘어났다”며 “한국은 보다 큰 위험을 무릅쓰지 않기 위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수확을 얻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라고 해석했다. 그는 “일본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낼 때 한국 정부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민심의 반대”라며 그럼에도 한국 정부가 일본과 손잡은 것은 한일 관계를 넘어 한미일 관계까지 고려한 측면이 크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 역시 한국 정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 교수는 “한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됐는데 미국이 배후에서 매우 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글로벌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수록 미국이 더 많은 것을 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남북 관계에서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묻자 “중국이 관망하고 있거나 아직은 손을 쓸 때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영향을 미칠 경우 북한으로부터 어떤 것을 교환할지도 고려한다”며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지연되는 상황과 관련해 한미일의 밀착과도 관계가 있지만 각국이 서로에 대한 필요성이 큰 만큼 조만간 개최될 것으로 예상했다. 왕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미일의 판을 깨고 싶어 한다”며 “특히 일본은 완전한 미국 편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투자나 교역 규모 등을 고려하거나 역대 한국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취해온 행동을 보면 중국도 한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이) 미중 관계 개선에 한국을 돌파구로 이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 초청하면 당연히 시 주석이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한중 관계가 지금보다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베이=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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