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환자가 꾸준히 쓰면 조기 사망 막는다는 '이 기기'는?

난청 환자가 꾸준히 보청기 사용한 경우 사망률 24% 감소

이미지투데이

난청 환자가 보청기를 꾸준히 사용하면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정기적으로 보청기를 사용한 난청 환자의 조기 사망률이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24%이상 줄어들었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보청기가 의사소통·뇌 자극의 빈도를 높여 우울증·치매 등을 예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1999~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평균 48.6세인 약 10000명을 대상으로 청력 검사와 보청기 사용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난청 환자로 확인된 1853명을 보청기 사용 여부와 빈도에 따라 분류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난청 환자 가운데 일주일에 최소 5시간 이상 보청기를 사용하는 ‘정기 사용자’는 12.7%였다. 5시간 미만인 ‘비정기 사용자’는 6.6%였다. 80.7%는 보청기 미사용자였다. 연구팀은 2019년 12월 31일까지 이들의 사망률을 조사했다.


보청기를 정기적으로 착용하는 환자는 나이·성별·사회경제적 지위·인종·건강보험·청력 손실도·기타 건강 상태에 관계없이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24% 낮았다.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데다 청력 손실이 심하면 조기 사망률이 더 올라갔다.


연구에 참여한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은 “보청기는 청력에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실제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정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난청 치료를 통한 인지 기능 회복·우울증 예방 등 여러 효과가 동반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거 미 존스홉킨스대학도 난청이 지속되면 짧은 수명과 우울증,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청력 손실이 대화 단절과 사회적 고립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는 사망 시기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보청기를 착용하면 더 많은 소리로 뇌를 자극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프랭크 린 존스홉킨스대학 박사는 “잘 듣지 못하면 뇌가 왜곡된 청각신호를 받아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난청 환자가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보청기를 사용하기를 권장하는데 매일 사용할 경우 효과는 더욱 올라간다”며 “연구팀은 보청기는 모든 경우의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인 도움을 주는 장치다”고 전했다.


보청기를 착용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경제적·교육적 수준이 높거나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기 때문에 사망률이 낮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해당 요인들을 조정한 후에도 보청기 사용자와 미사용자 간 사망률 차이가 컸다고 전했다. 이어 보청기를 사용자가 건강에 더 신경을 쓰는 사람일 수 있다는 정도의 변수는 존재함을 인정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