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가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더한 차세대 TV를 공개했다. AI 반도체를 통해 콘텐츠에 담긴 이미지를 더욱 실물에 가깝게 보정해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품질을 강조하며 삼성·LG를 위시한 한국의 아성을 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비드 골드(사진) 하이센스USA 대표는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미니 LED TV 등 신 제품에 기반한 하이센스의 글로벌 TV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CES 2024 공식 개최일인 9일을 하루 앞두고 진행됐다.
골드 대표는 “우리는 기술을 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혼합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진정으로 향상시키고 있다”면서 “하이센스의 디스플레이는 가정을 넘어 현대 생활의 수많은 환경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하이센스 TV는 160개 이상 국가에 출시되고 있으며 지난 해 상반기 기준으로 세계 2위(출하량 기준)를 기록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골드 대표는 “하이센스는 단순히 기술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면서 “가정을 넘어 사무실·교실·병원·경기장·자동차 등 일상 생활의 다양한 측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몰입형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솔루션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원활하게 적용돼 다양한 요구와 선호를 충족시킨다”고 언급했다.
하이센스가 집중하는 모델은 미니 LED TV다. 하이센스는 9일부터 CES 2024 부스에서 간판 제품인 110인치 미니 LED TV(모델명 110UX) 실물을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LED 제품 가운데 가장 밝은 1만 니트(1니트는 촛불 하나의 밝기)를 구현한 제품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의 기술 격차를 좁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하이센스가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엔진X)를 탑재해 화면에 나오는 장면에 맞게 화질을 자체적으로 손 볼 수 있다.
더글라스 컨 하이센스USA 부대표는 “칩셋이 최상의 방법으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작동한다”면서 “AI 기반 소프트웨어가 수십만 개의 이미지 톤을 평가해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미세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개선 기능을 사용하면 원치 않는 이미지 왜곡이 크게 줄어든다”면서 “최상의 디테일을 보장하며 어떠한 콘텐츠인지 상관 없이 선명함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하이센스가 삼성전자를 앞지르기 위해 AI 기반 미니 LED 신 제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팅컴퍼니(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4분기 기준 세계 미니 LED TV 시장에서 39%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하이센스(27%) △TCL(26%) 등 중국 업체가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까지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지켰지만 지난해 점유율이 급감했다.
1969년 설립된 하이센스그룹은 중국을 대표하는 TV 및 가전 회사다. 2017년 11월 일본 도시바 TV 지분 95%를 인수하면서 단번에 TV 업계 공룡으로 급부상했다.
/라스베이거스=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