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운전석이 사무실로…기아 'PBV'로 미래車 시장 선점

기아, CES서 'PBV 미래 사업 전략' 공개
내년 중형 PBV 이어 소형·대형 라인업 구축
레벨4 자율주행 '로보택시'로 차량호출 혁신
이지스왑 등 신기술로 고객 맞춤형 PBV 제작

기아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4’ 언론 간담회에서 2025년 중형 PBV 출시를 시작으로 소형·대형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PBV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사진 제공=기아

기아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미래 핵심사업으로 목적기반차(PBV)를 지목하며 단계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사용자 필요에 따라 사무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2025년 중형 PBV 출시를 시작으로 소형과 대형 등으로 라인업 확대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CES 2024’ 언론 간담회를 갖고 ‘준비된 기아가 보여줄,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All Set for Every Inspiration)’를 주제로 PBV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사업 전략은 △전통적인 자동차의 개념을 탈피한 혁신적인 PBV 라인업 출시 △소프트웨어 기반의 최첨단 기술 적용 △파트너십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골자로 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기아는 2021년 ‘브랜드 리런치’ 이후 획기적인 전기차 라인업 구축, 고객 중심의 모빌리티 미래 제시, 글로벌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 전개 등 다양한 여정을 이어왔다”며 “이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PBV를 설정하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의 본격 전환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5년 첫 중형 PBV 출시…자율주행 로보택시 개발

기아는 PBV 개념을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으로 재정의했다. 자유로움과 유연성을 갖춘 맞춤형 설계로 새로운 비즈니스와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고 혁신적인 공간 활용으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아는 2025년 첫 중형 PBV인 PV5를 출시하고 PBV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기아 PBV 라인업은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견고하고 강인한 캐릭터를 구현했다. 스케이트보드 기반의 PBV 전용 EV 플랫폼 위에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모듈(어퍼바디)을 체결하는 형태를 채택해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PV5는 전용 EV 플랫폼과 확장된 휠베이스를 적용해 넓고 평평한 실내 공간을 마련했다. PV5 콘셉트 모델은 책상과 같은 평면을 제공하는 운전석과 조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티어링휠을 통해 운전자에게 사무실과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PV5는 △베이직(Basic) △딜리버리(Van) △딜리버리 하이루프(High Roof) △샤시캡(Chassis Cab) 등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는 CES 2024에서 PV5 콘셉트 모델 외에도 PV7과 PV1 콘셉트 실물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형 PBV인 PV7은 라인업 가운데 가장 넓은 공간을 제공하며 주행 거리도 길어 장거리 물류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다. 소형 PBV인 PV1는 단거리 물류 운송에 최적화된 모델로 드라이빙 모듈을 사용해 좁은 공간에서 회전 반경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직각 운행이나 사선 주행, 제자리 회전, 피봇 턴(원하는 위치로 차량을 자유롭게 회전시키는 것) 등으로 운행이 불가능한 좁은 공간에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향후에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보택시(Robotaxi) 모델도 선보인다. 로보택시는 자율주행 회사인 모셔널과 함께 개발한 것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호출(헤일링) 서비스의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카림 하비브 기아 부사장은 “기아가 선사할 PBV 경험은 차량의 물리적 경계를 넘어 고객의 삶과 필요에 맞춰 확장될 것”이라며 “기아 PBV는 고객들의 일상을 보다 효율적이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비즈니스 및 라이프스타일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기획·개발 때 고객 의견 반영…맞춤형 제조 혁신

기아는 PBV에 디지털 제어 및 자율주행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한다. 인공지능 기반 차량 관제·관리 지원으로 데이터 연결 범위를 확대한다. 이후에는 PBV를 개인의 기호와 목적에 따라 맞춤 제작하는 ‘비스포크 모빌리티 솔루션(Bespoke Mobility Solution)’ 형태로 발전시킨다.


구체적으로 PBV 상품기획·개발 단계부터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고객 참여형 차량 개발 프로세스’를 신규 도입하며 제조 혁신에 나선다. 고객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PBV 전용 비즈니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는 이를 위해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15만 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춘 PBV 전기차 전용공장 '이보 플랜트'(EVO Plant)를 구축하고 있다. ‘진화’를 뜻하는 이볼루션(Evolution)에서 따온 이보 플랜트는 디지털 기술과 로봇이 적용되고 컨베이어 시스템과 셀 생산방식이 접목된 혁신적 생산체계를 갖춰 PBV 본격 양산을 위한 스마트 팩토리 역할을 하게 된다.


기아 PBV의 혁신은 ‘이지스왑’(Easy Swap) 기술에 힘입어 극대화될 전망이다. 이지스왑은 소비자의 스타일에 맞게 라이프 모듈을 교체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통적인 볼트 체결 방식 대신 마그네틱 체결과 기계적 체결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유닛을 통해 별도의 차량을 신규로 구입하지 않아도 원하는 비즈니스 형태에 따라 차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기아 PBV의 다품종 소량생산 생산체계를 이끌 ‘다이나믹 하이브리드’(Dynamic Hybrid) 기술도 공개됐다. 다이나믹 하이브리드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차체 크기나 높이 등을 기호에 맞게 조정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향후 본격화될 다품종 소량생산에 대응할 수 있는 수평·수직적 확장이 가능한 조립방식으로 꼽힌다.


기아는 사용자 각각의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PBV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준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크게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FMS(차량 관제 시스템) △Charging(충전)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피에르 마르탱 보 기아 PBV비즈니스 사업부 상무는 “기아 PBV의 소프트웨어는 이동 편의성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고객 비즈니스 차별화까지 도모한다”며 “기아 PBV는 소프트웨어와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을 축적하며 차량 간 연결성을 강화하고 나아가 사회 인프라를 통합시킬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아울러 PBV를 통한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하기로 했다. 기아는 우버와 쿠팡, CJ대한통운,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PBV 전용 사업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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