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 황의조(31·노리치시티)의 사생활과 관련한 게시물을 올리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형수가 법정에서 그동안 불거진 혐의를 전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 형수 A씨의 변호인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이중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전반적으로 부인하며,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A씨가 공소사실에 관여한 바가 없고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는 뜻인가"라고 묻는 재판부에 "그렇다"고 답했다.
A씨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취지의 주장이 맞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네"라 말했다.
변호인은 아울러 "피고인이나 피해자의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이 상당히 많이 포함된 사건"이라며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재판 전부를 비공개로 진행할 생각은 없다"라며 "증거조사 등 특별히 필요한 부분에 대해 미리 의견을 밝혀주면 비공개를 고려할 수는 있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는 온라인에 게시된 황씨의 사생활 영상에 함께 등장하는 여성 피해자의 변호인도 참석했다.
그는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을 묻는 재판부에 "피해자는 이 재판을 직접 볼 수 없는 만큼 신상에 관한 정보만 아니라면 공개 재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지 않는데, 피해자로선 어떤 영상이 또 유포돼 추가 피해가 발생할지 예측도 못 하는 입장"이라며 "피고인의 엄벌을 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6월 25일 황씨의 숙소에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황씨의 핸드폰에는 수십 명의 여자들을 가스라이팅해 수집한 영상과 사진이 있다"며 "황금폰과 다를 바가 없다. 범죄 아닌가. 몇 개의 증거 사진 및 영상을 올린다"고 적었다. 그가 올린 영상은 성관계 영상 등 불법 촬영물의 일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가 같은 달 30일 황씨 숙소에서 황씨에게 "입장문 잘 봤다. 추가 영상이랑 카톡은 거짓말인 줄 알고 당당한 건가. 고소 취하하고 사과문을 올리면 공개되지 않은 영상들은 묻어주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도 파악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지난 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황씨는 A씨의 사건과 별개로 성행위 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정황이 포착돼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난달 22일 입장문을 내고 '불법 촬영이 아닌 합의한 촬영'이라고 주장했으나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을 특정할 수 있는 발언을 해 2차 가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수사기관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황씨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