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인류를 다시 보낸다는 미국의 계획이 오는 2026년으로 약 1년 연기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9일(현지시간) “유인 탐사선으로 달 궤도를 도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2단계 계획(아르테미스Ⅱ)을 내년 9월로,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3단계(아르테미스Ⅲ) 계획을 2026년 9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나사는 아르테미스Ⅱ 임무로 올해 11월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탐사선을 달 궤도에 보냈다가 지구로 귀환시키고, 내년에는 이들을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Ⅲ 임무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 따라 아르테미스의 단계별 추진 일정은 약 1년씩 늦춰지게 됐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아르테미스 임무를 준비하는 데 있어 우주비행사의 안전이 나사의 최우선 과제다”면서 “이들의 안전 문제가 이번 일정 연기의 가장 큰 이유다”고 설명했다.
나사에 따르면 승무원의 안전을 지키고 임무 성공을 보장하기 위한 요소들을 검증하는 테스트 과정에서 해결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한 문제가 발견됐다.
나사는 앞서 “지난 2022년 12월 아르테미스 1단계로 수행한 무인 우주선 오리온의 달 궤도 비행 임무에서 여러 문제가 발견됐다”면서 “해당 팀이 배터리 문제와 공기 환기, 온도 제어를 담당하는 회로 구성 요소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사는 당시 우주비행사를 본떠 인체와 비슷한 물질로 만든 마네킹을 태워 달 궤도를 비행하는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나사는 이번에 조정된 일정이 아르테미스 임무에 참여하는 민간업체 스페이스엑스(X)와 액시엄 스페이스 등에 각각 우주선과 우주복 개선을 위한 시간을 줄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4월과 11월 스타십 발사를 시도했지만, 두 차례 모두 궤도 진입에 실패하고 공중에서 폭발한 바 있다.
스타십은 나사의 아르테미스Ⅲ에 달 착륙선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우주비행사들이 오리온 캡슐을 타고 달 궤도까지 간 뒤 스타십에 옮겨 타고 달 표면에 착륙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스타십의 성공적인 발사와 개발 완료가 거듭 지연됨에 따라 아르테미스Ⅲ 일정도 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지난해부터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나사와 계약을 맺은 미국의 민간 업체 애스트로보틱이 이날 달 탐사선 임무 실패를 선언한 것을 언급하면서 “나사가 아르테미스 달 착륙 프로그램을 위해 민간 업체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르테미스 임무는 미국의 달착륙 계획인 아폴로 프로그램이 1972년 중단된 뒤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인간을 달 궤도에 다시 보내는 계획으로 주목받아 왔다.
특히 인류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 남극에 착륙시킨다는 계획으로, 나사는 지난해 4월 여성인 크리스티나 코크와 흑인인 빅터 글로버 등 이번 임무를 맡을 우주비행사 4명을 선발해 발표했다.
이들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안에 우주선을 타고 10일 동안 달 궤도를 비행하기로 돼 있었으나 앞으로 최소 1년 이상 더 기다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