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서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관한 허위글이 게시돼 시장이 급등락했다. 이와 관련해 X 계정을 해킹당한 SEC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9일(이하 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SEC의 X 계정에는 “BTC 현물 ETF가 승인됐으며 ETF가 등록된 모든 증권 거래소에 상장이 가능하다”는 게시글이 업데이트됐다. 그러나 2시간 후 해당 글은 삭제됐다. SEC는 “계정이 해킹돼 승인되지 않은 게시물이 올라갔다”고 해명했다.
불과 2시간 사이 BTC 가격은 크게 출렁였다. 허위글이 올라온 직후 BTC 가격은 한때 4만 8000달러(약 6336만 원)를 돌파했으나 다시 4만 6000달러(약 6072만 원)대로 급락했다. 가격이 급등락하는 사이 8116만 달러(약 1071억 3932만 원) 규모의 가상자산 선물 포지션이 청산됐다.
일각에서는 SEC의 X 계정 관리가 부실했다고 지적한다. X 보안팀은 SEC 계정에 대한 초기 조사 결과 "X의 시스템 결함을 이용한 해킹이 아니며 SEC 계정과 연결된 전화번호를 제3자가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금융감독 권한을 휘두르는 SEC가 소셜미디어 계정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겐슬러 의장은 앞서 투자자들에게 "보안이 중요하다"고 수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J.D.밴스와 톰 틸리스 미 상원의원은 SEC에 서한을 보내 디지털 보안 미비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
SEC를 시장 조작 혐의로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SEC가 게시물 하나로 시장을 뒤흔들 영향력을 가진 만큼 진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케인 아일랜드 대체투자자문의 티모시 피터슨 운용역은 “SEC의 보안 침해는 잠재적인 시장 조작 사건”이라며 “자사 SNS 계정도 보호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수 억 명의 투자자를 보호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경제 매체인 폭스 비즈니스의 찰스 가스파리노 기자 역시 SEC에 자체 조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